"지구온난화를 막으려는 노력을 시급히 조처하지 않는다면 인류는 얼음 없는 세상을 맞이할 수도 있다."
오는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총회를 앞두고 회원국의 적극적 자세를 촉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북극을 방문한 반기문(潘基文) 유엔 사무총장이 국제사회를 향해 거듭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반 총장은 1일 노르웨이 스발바르제도 뉘올레순의 제플린관측소를 찾아 "북극권에서만 매년 150㎦의 얼음덩이가 녹아내리고 있다"라고 소개하면서 "국제사회는 시급히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 총장은 해발 474m에 위치한 제플린관측소에서 킴 홀멘 노르웨이북극연구소(NPI) 연구이사로부터 인접한 빙하지대의 축소 현황을 설명 들은 뒤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관측소가 위치한 제플린산 정상에서 취재진을 향해 도장을 찍는 모습을 연출하며 "협약을 체결하자(Seal the Deal)"는 구호를 외치는 등 코펜하겐 회의의 의미 있는 '결실'을 거듭 촉구했다.
북위 78°에 위치한 뉘올레순은 캐나다 북부, 미국 알래스카 북부와 함께 기후변화 관측 및 연구가 이뤄지는 국제적 연구지로 NPI와 한국 다산과학기지를 비롯해 10여개의 연구소가 밀집해 있다.
반 총장은 제플린관측소를 찾기에 앞서 다산과학기지를 들러 이홍금 극지연구소장으로부터 현황 설명을 듣고 지구온난화 방지에 한국 연구팀이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반 총장은 제플린관측소 방문 이후에는 노르웨이 정부가 마련한 함정편으로 북극해의 빙하지대를 돌면서 지구온난화에 따른 북극해 지형 변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반 총장의 이번 북극 방문은 기존의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협약을 도출하고자 오는 12월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UNFCCC 총회를 앞두고 회의 성과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여전히 교차하는 가운데 회원국의 적극적 자세를 압박할 '카드'로 기획됐다.
한편, 반 총장은 2일에는 스발바르 과학센터와 스발바르대학을 찾아 기후변화와 관련한 토론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북극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 뒤 곧바로 스위스 제네바로 이동, 제3차 세계기후회의(WCC)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