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대전에 소재한 KT&G본사 대강당에선 이색적인 만남이 열렸다.
공평세정 실현과 국가재정 확보를 짊어진 예비국세공무원과 우량 공기업으로 꼽히는 KT&G 직원간의 만남의 장이 마련된 것.
이날 만남의 장에는 현재 국세공무원교육원에서 임용후보자교육과정을 밟고 있는 교육생 63명과 KT&G 소속 직원 63명 등 총 126명의 미혼남녀가 참석했다.
각자 희망에 의해 이날 만남의 장에 참석한 이들은 도착과 함께 각자의 파트너를 확인한 후 어색한 시간도 잠시, 이벤트 전문업체인 코리아이벤트社 소속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웃고 떠들더니 금방 친해졌다.
교육원 최초로 마련된 이날 행사는 KT&G 측의 적극적인 요청에 의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의 직장이라는 닉네임을 얻을 만큼 콧대가 센 공기업이나, 국가기관 가운데서도 일등 신랑·신부감이 즐비한 국세청에 대해서는 한 풀 누그러든(?) 셈이다.
임용후보자 신분인 교육생들 또한 자신들의 가치를 인정받고, 안정된 직장을 가진 배우자를 물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기분이 썩 나쁘지 않은 분위기였다.
국세공무원교육원 관계자는 "이들 교육생들은 이달 11일이면 일제히 일선 세무서에 배치돼 국세공무원이자 어엿한 사회인으로서 활약하게 된다"며 "안정된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정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만남을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혼직장인과 기혼직장인을 대상으로 '책임감과 사회 적응도' 등을 조사한 각종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기혼 직장인들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번 국세공무원교육원 교육생들과 KT&G 소속 직원들 간의 만남이 단순히 청춘남녀간의 사랑 탑 쌓기에 그치는 것이 아닌, 보다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대목이다.
교육원 관계자는 또한 "이번 만남의 장에 대해 각각의 장단점을 세심히 관찰한 후 후기 교육생들에게도 희망자에 한해 유사한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정기적인 만남을 이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교육생들이 사회생활 시작부터 안정된 배우자와 가정을 통해 빠르게 조직생활 안착률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며, 교육원이 금번에 마련한 공직새내기를 위한 만남의 장은 참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다.
보수적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받고 있는 국세청이 모쪼록 큰 맘 먹고 실시한 이번 행사가 유지·발전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