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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8. (토)

국세청이 경기침체에 따른 고통분담과 공직기강 확립차원에서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골프장 출입 엄금령(嚴禁令)'을 내린지 두달여가 지나고 있다.

 

관서장 등 관리자급에 한해 사전신고된 골프모임은 문제삼지 않는다는 예외조항을 두긴 했으나, 자체 감찰은 물론 국무총리실 암행감찰반까지 전국 골프장에 감시의 눈길을 번뜩이고 있어 국세공무원들의 발걸음이 뚝 끊긴지 오래다.

 

이러한 참에, 최근 세정가에 괴담이 흘러나와 국세청 고위공직자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 일이 발생했다.

 

'국세청 某 국장이 업자와 몰래 골프를 치다 발각됐다'는 이번 괴담은 성씨조차 나오지 않고 장소 또한 거론되지 않는 등 그저 국세청 고위공직자가 적발됐다는 막연한 이야기만 흘러다니는 속칭 '카더라' 통신의 전형으로 보여진다.

 

혹시 모를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각 지방청 감찰 등에 수소문해 보았으나 용의자(?)는 고사하고 괴담마저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

 

국세청 입장에서는 적잖이 신경을 쓰면서도 한숨을 돌린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괴담이 세정가에 유포되고 국민들에게 전파될 때, 국세청 내부는 물론 외부적으로도 크나큰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는데 있다

 

근래 3명의 국세청장의 잇따른 불명예 퇴진으로 일선 6급이하 직원들이 국세청 상층부를 향해 느끼는 감정은 복잡미묘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일선 某직원은 괴담을 접한 직후 불문곡직하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라는 자조섞인 푸념을 털어놨다.

 

국민들 또한 각종 게이트 등에 '세무조사'라는 용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현 시점에서 유비통신을 통한 이같은 괴담을 접한다면, 국세청을 향한 불신감이 더욱 커질 것임은 너무나 자명하다.

 

생겨나지도 않은 일을 두고 국세청만 이래저래 시퍼런 멍이 든 셈이다.

 

국세청 某 퇴직간부는 "세수부족에 이어 하반기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해야 하는 등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와중, 세수조달기관인 국세청을 이처럼 흔드는 일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가재는 게 편'이라는 조직이기주의를 얼마쯤 인정하더라도, 괴담이 난무하는 국세청의 모습은 분명 정상적인 현상이 아니라는데 세정가 대다수가 동의하고 있다.

 

3개월째 공석상황인 국세청 수장도 그렇고, 국세청을 이처럼 괴담 하나로도 술렁거리는 불신감이 가득한 조직으로 방치(?)한 책임은 과연 누가 져야 할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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