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은 구찌, 루이비통, 샤넬, 페라가모 등 프랑스, 이태리를 중심으로 한 유럽의 명품(名品)들이다.
그러나 브랜드의 의미는 여러 가지로 광범위하다. 이번 정부에서는 '국가브랜드위원회'가 발족돼 어느 명문 사립대학의 총장을 지냈던 분이 위원장으로 위촉돼 그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그 취지를 잘 모르고 또 무슨 위원회를 만들었나 할지 모르지만, 요즈음은 국가브랜드의 순위를 매기고 기업브랜드의 가치를 수백억달러 등으로 평가하는 등 브랜드 시대가 도래했다.
국가(기업)브랜드는 그 국가(기업)에 대한 호감도·신뢰도 등을 총칭하는 것으로, 예전에는 군사력·경제력 등 Hard Power였으나 이제는 국가의 품격,이미지 등 Soft Power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 국민, 상품, 기업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상담, 해외관광, 유학 등 대외접촉시 눈에 보이지 않는 판단기준으로 작용하며, 외국에서 우리 제품이 제 값을 받는 것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그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이 어떤 조찬회에서 우리나라의 경제력(GDP 등)은 13위인데 국가브랜드 순위는 인도, 중국, 헝거리, 이집트 등에도 밀려서 종합적으로 33위에 그치고 있다고 밝히면서 무역 등 경제교류 뿐만 아니고 관광, 스포츠, 문화활동 등 모든 분야에서 총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국제사회 기여가 미흡하고 글로벌 국민의식의 미성숙, 또한 우리나라에 입국한 외국인들에 대한 언어소통·거주조건 및 특색 있는 관광자원의 부족 등을 지적했다.
이 중 관광은 직접 와서 보는 것(百聞이 不如 一見)이어서 외화(貿易外收支)문제 말고도 국가브랜드를 형성하는데 아주 중요한 관건이라고 밝혔다.
필자도 평소 우리나라 관광인프라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기에 동감하면서 그 중에 일례로 "우리나라, 특히 서울의 관광호텔의 커피 한잔 값이 10달러가 넘으니 관광객들이 귀국해서 물가가 세계에서 제일 비싼 나라로 입소문이 난다"는 질문을 했다.
그런데 "호텔의 땅값도 비싸고 시설비도 많이 투자했으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답변으로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 내심 실망스러웠다.
그런 논리라면 뉴욕(맨하탄), 파리, 동경의 호텔들도 서울 이상일 터인데 어느 곳도 커피 한잔 값은 5달러를 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면서 작은 문제부터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직 미흡한 국가브랜드에 비해 근래 우리나라 몇몇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는 세계 초일류기업들과 당당히 비교되고 있다.
2002년 월드컵때 우리나라가 이태리를 이기고 8강에, 스페인을 넘어서서 4강에 진입했을 때 이들 나라는 물론이고 세계가 경악하면서 "도대체 코리아가 어떤 나라냐. 아마 엄청난 응원(붉은 악마 등)과 편파적인 심판 판정 등 지나친 홈그라운드 탓일 것이다"하는 등 시끌시끌했다.
그런데 그 당시 스폰서를 맡아 전세계에 더욱 유명해진 삼성,LG 그리고 현대 등이 한국 기업들이라고 알려지면서 "아, 역시 무언가 저력이 있는 나라니까 그쯤 할 수도 있구나"하면서 수그러졌다고 한다.
전세계 TV와 핸드폰의 3분의 1 이상을 수출하고 일본차와 경쟁하는 좋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브랜드 파워는 대단한 것이다.
그런 개별 기업들이나 국가 전체의 경제력에 비해 국가 브랜드가 따라가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북한문제, 국회 등의 정치상황과 노사문제 때문이라고 한다.
김연아가 아리따운 모습으로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따고, 베이징올림픽에서 박태환 선수(수영) 등의 놀라운 활약 그리고 지난번 야구월드컵(WBC)에서 한국팀의 인상적인 경기 모습 등으로 코리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지만, 국회의사당에서 쇠파이프를 들고 설치던 모습들, 촛불 또는 붉은 머리띠들을 두른 과격한 시위 장면들이 외신을 타면 그동안 쌓아 놓은 브랜드는 허망한 것이 된다.
우리 개인들에게도 브랜드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가 어떤 사람이라는 평가는 부지불식간(不知不識間)간에 이뤄지고 거기에 어느 학교, 어느 지역 출신인가, 그 집안이 어떠한가, 또 어떤 경력을 쌓았는지가 개인들의 브랜드를 형성하는 것이다.
어느 경우에는 인(人, 인격·인품)과 력(歷, 능력·경력)보다는 연(緣, 학연·지연 등)에 치우친 브랜드를 앞세우고 중시하는 성향이 적지 않았으니 누구나 공감하는 올바른 브랜드의 평가가 바람직하다.
전세계가 함께 겪고 있는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다른 나라보다도 어려운 여건(북한문제 등)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를 성공적으로 넘기 위한 비결은 국가-기업-개인으로 연결되는 브랜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우리의 능력을 결집하는데 있다고 믿는다.
이왕 활동을 시작한 국가브랜드위원회가 모든 국가조직을 종합하는 체계적인 전략으로, 통합적 이미지의 브랜드 구축을 선도해 주기를 기대한다.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 없이는 Korea도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