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과다복용으로 추정되는 여자친구의 죽음을 자신의 탓으로 비관해 온 30대가 스스로 목을 매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났다.
21일 태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9시께 이모(33) 씨가 태백시 화전동 자신의 집 뒤쪽 출입문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이 씨의 어머니(73)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씨의 어머니는 "가족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 참석하지 않아 한참을 찾았는데 집에 돌아와 보니 일이 벌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숨진 이 씨의 허리띠 부근에는 이 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A4 용지 2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으며, 유서에는 '먼저 간 여자 친구를 혼자 보내기 너무 쓸쓸하다. 따라가겠다'라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의 여자친구인 윤모(35) 씨는 지난 19일 오전 3시께 태백시 황지동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었다.
이 씨는 "여자친구로부터 '약을 먹었다'는 전화를 받고 달려가 보살피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사이 여자친구가 숨져 있었다"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한 경찰관은 "조사 당시 이 씨는 여자 친구가 숨진 것이 마치 자신의 탓인 것처럼 괴로워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이 씨의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지병 치료용 약물을 과다복용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윤 씨의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