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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보고]李대통령 "아직도 자세 못다듬는 공무원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으로부터 첫 새해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내놓은 화두는 '위기를 기회로'였다.

 

전대미문의 세계 경제위기를 맞고 있으나 이른바 '역발상'을 통해 이를 성장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한 공무원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와 국세청 등의 1급 간부 집단사퇴에 따른 공직사회 전반의 동요를 염두에 둔 듯 공무원들을 격려하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 3월 취임 후 기재부 업무보고에서 "이런 정신으로 세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면서 이른바 '철밥통'으로 상징되는 공직사회의 무사안일과 복지부동 관행에 준열한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감지됐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공직자들이 이번 위기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수 공직자가 이 위기에 대처하는 데 선봉에 서고 있다"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또 "물론 개중에는 아직도 자세를 다듬지 못하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공직자들은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공직사회에 대한 채찍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공직자들의 책임있는 자세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들이 그냥 함께 하는 게 아니라 (위기극복의) 선봉에 서야 한다"면서 "많은 경제주체가 있지만 여러분이 선봉에 서지 않으면 극복하는 것도 그렇고 기회도 마련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예산조기집행' 공무원 면책안에 언급, "공직자가 일하지 않으면 실수도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일하지 않는 사람이 어부지리를 얻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일을 하다보면 손도 베고 그릇도 깨고 하는데 그걸 욕할 수 있느냐"면서 내놓은 '그릇론'과 일맥상통하는 지적으로, 공무원이 무사안일에서 벗어나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최근 부처 1급 간부들의 집단 사퇴와 맞물려 이 대통령이 정부 고위직에 대한 '정리' 가능성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청와대는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한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위기극복의 필수요건으로 비판과 냉소보다는 '긍정의 힘'을 강조했다. 특히 이번 위기를 극복하는데 그치지 않고 국가위상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날 마포 돼지갈비에서 가진 중소기업인들과의 '깜짝 만찬'을 소개한 이 대통령은 "내년에 기업성장을 40%까지 늘리겠다는 중소기업이 있었는데 이런 위기에 투자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진취적 사고를 가진 분들이 있어야 경제가 발전한다"면서 "여러분이 이런 위기극복의 선봉에 서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금은 비판적 사고보다는 서로 격려하고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면서 "냉소적이고 비판적 자세로는 시너지를 낼 수 없다. 서로가 서로를 격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집안에 도둑이 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도둑과 싸워야 한다"는 평소 주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국에는 우수한 국민과 기업인이 있고 매우 우수한 공직자도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그런 공직자들이 힘만 모으면 성공할 수 있다"며 다시한번 공무원들을 독려했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언급하며 "공직자는 매우 전향적인 사고를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외환위기 때의 대처방안을 그대로 이번 위기 극복에 원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에게 당면한 과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를 지키고 만들어 내는 일"이라며 "여러분이 하는 업무를 얼마나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하느냐에 따라 내년 일자리를 지키고 만들어내는 데 성패가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첫번째로 열린 부처 새해 업무보고에서 형식을 타파한 '실용 보고'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2009년 가장 힘든 한해가 될텐데 서로가 서로를 격려할 수 있기 바란다"면서 "토론도 각본대로 하지 말고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하도록 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각본대로 하면 토론 안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공직자들도 이런 얘기하는 게 나라에 도움된다고 생각하면 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앞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인사말에서 "정부부처가 예년보다 1개월 앞당겨 업무보고를 하는 것은 우리 경제가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단호하고 신속한 대응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평한 뒤 "외환위기 이전에 (메모리반도체업계) 세계 7위였던 삼성전자가 외환위기가 끝난 후 세계 1위로 도약한 선례를 감안해 경제위기 때 국가위상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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