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미국 주택 시장을 부양하기 위한 조치를 검토중이어서 주목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5일 신규 주택 구입자에게 정부 자금으로 4.5% 금리의 모기지(주택금융)를 제공하는 구상이 컬럼비아 대학의 글렌 허바드와 크리스토퍼 메이어 교수에 의해 제시돼 최근 힘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구상은 페니 메이와 프레디 맥이 모기지담보부 증권을 발행, 은행들을 통해 정부에 매각토록 하자는 것. 정부가 2.7%로 자금을 차입할 수 있다면 디폴트(지급불능)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은 1.8%가 되는 셈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법적 차입 한도를 넘기지 않는 한 의회의 승인을 요하지 않는 것이 이 구상의 장점이라면서 현재 재무부에서 검토되고 있을 뿐 아니라 차기 경제정책 책임자인 팀 가이스너와 로런스 서머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퇴임을 앞둔 마지막 업적으로 주택 기보유자들에게도 만기 연장을 위해 4.5% 금리의 모기지를 제공하는 방안이 추가로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
기존 주택 보유자에 대한 모기지 제공은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는 효과 외에도 이들에게 소비를 위한 현금을 쥐어주는 셈이어서 경기 부양의 의미도 갖는다.
미국 재무부가 이같은 구상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은 모기지 금리를 낮추기 위해 패니 메이와 프레디 맥에 대한 정부의 통제력, 정부의 초저금리 자금 조달 비용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허바드 교수는 이에 대해 신규 주택 구입자에게 4.5% 금리의 모기지를 제공한다는 것은 주택 가격을 10-12% 가량 부양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FRB도 패니 메이와 프레디 맥이 발행한 6천억 달러 규모의 증권을 사들이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매입 규모의 추가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FRB는 두 기관이 정부의 통제하에 들어간 이상 리스크는 없다고 보고 있으며 통화 공급 확대 의사를 천명한 만큼 매수 여력도 제한이 없다. FRB는 대체 수단으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지만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 것이 문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재무부과 FRB가 별개로 모기지 금리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취할 수 있지만 FRB가 4.5% 금리의 모기지담보부 증권을 사주는 방식으로 단일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의 부동산 재벌인 샘 젤은 14일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에서 가진 기업인 간담회를 통해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 내년 봄에 안정 조짐을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젤은 내년 봄 미국 부동산 시장의 수급이 처음으로 균형을 회복하는 조짐을 보일 것이며 12개월 뒤인 2010년 봄에는 사정이 더욱 나아지면서 다른 자산 시장에도 안정세가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예상하는 근거로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와 주택 공급의 부족, 엄청난 규모의 경기 부양책 효과를 지적했다.(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