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간을 이식해 간암에 걸린 아버지의 목숨을 살렸던 '효자' 고교생이 올해 서울대 수시모집에 당당히 합격했다.
광주 금호고등학교 3학년 이용준(18) 군은 2009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에서 사회과학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군은 고교 2학년이었던 지난해 8월 간경화가 악화돼 간암 진단을 받은 아버지(43)를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사랑하는 아버지를 위한 당연한 선택이었지만 생활보호대상인 가정형편에 5천만원이나 드는 수술비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이 군 가족의 딱한 사정을 들은 친구들과 교사들은 투병하는 아버지를 돌보며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공부에 매진해 온 이 군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학생회의 주도로 전교생과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금운동을 벌였고 이 소식은 주변학교와 일반 시민들에게 펴져나가 크고 작은 온정이 학교로 답지하기 시작했다.
이 군과 어머니(43)가 속해 있는 '한사랑 봉사회'와 북구 운암동 주민들도 초등학교에서 수술비 마련을 위한 바자회를 열어 모금운동에 동참했다.
이렇게 답지한 온정은 수술비를 초과하는 금액이었고, 이식 수술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이 군은 한달만에 병원에서 퇴원해 학교로 복귀할 수 있었다.
입원으로 성적이 떨어질까 조바심이 나 병원에서도 하루 2~3시간씩 공부했던 이 군은 학교 복귀 후에는 쉬는 시간에도 교사들을 찾아다니며 공부에 열을 올렸다.
"쉬는 시간에도 놀지 않고 선생님에게 질문했어요. 선생님과 1대 1로 대화한 내용은 잘 잊어버리지 않아 공부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 군 가족은 수술 모금액 중 5천만원을 제외한 돈 1천만원은 전남대병원, 500만원은 봉선동 보육원 '형제사'에 전달해 나눔을 실천했고, 빠른 회복세를 보였던 아버지도 지난 여름부터 거동이 자유로와졌다.
이 군은 "경제학자가 돼 사람들이 좀 더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돕는게 꿈"이라며 "어려울 때 큰 도움을 준 사회의 은혜를 잊지 않고 내가 누린 행복을 꼭 다시 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