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회원카드 할인혜택을 전월 구매금액에 따라 차별적으로 제공하고 있어 소액 구매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백화점 측은 마케팅의 효율성을 감안한 방식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경기 침체로 지갑 열기가 더 어려워진 서민층 소비자들은 백화점 이용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불만이다.
8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 백화점은 모든 롯데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5% 에누리 쿠폰을 지급하던 방식을 바꿔 지난 9월부터는 6개월간 30만 원 이상 구매고객에게만 에누리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측은 "백화점을 적게 이용하는 고객들보다는 더 많이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마케팅을 비용을 쓰기 위해 혜택의 기준을 바꾼 것"이라며 "마케팅 비용의 재분배라는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처럼 회원혜택의 기준이 바뀜에 따라 6개월간 구매 금액이 30만 원이 되지 않는 롯데카드 회원은 할인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게 됐다.
이때문에 최근 경기 침체의 여파로 씀씀이를 줄인 소비자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롯데카드 회원 가입자들 중 상당수가 '백화점 5% 할인혜택'이라는 광고 문구에 이끌려 카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주부 김모(35.여) 씨는 "신용카드 개수를 늘리고 싶지 않아 고민하다가 백화점 할인혜택이 있다고 해서 롯데카드에 가입했는데 이제 실적을 따져서 할인혜택을 준다니 배신감이 든다"며 "경기가 안 좋아 한동안 옷을 안 사다가 큰 맘 먹고 겨울코트를 하나 사보려고 백화점에 갔는데 전에 받던 할인혜택마저 없어졌다니 옷 살 마음이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다른 백화점들은 대부분 자사 발급 신용카드나 제휴 신용카드 회원들 모두에게 5% 안팎의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백화점만 유독 구매 실적을 따지자, 일부 소비자들은 이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에는 연회비가 없고 자사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를 발급하고 있으며, 모든 회원에게 '5% e-할인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에도 씨티은행과 제휴해 '신세계 씨티카드 콰트로'를 발급하고 모든 회원들에게 백화점 3~5% 할인, 신세계몰 5% 할인, 이마트 5%의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애경백화점은 특히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단순한 회원적립카드인 '드림카드'만 발급받아도 상품 구매시 5%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롯데카드를 갖고 있는 박모(26.여) 씨는 "롯데백화점이 집에서 가장 가까워 주로 이용했는데, 최근에는 할인혜택이 없어져 좀 떨어져있더라도 다른 백화점을 이용할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