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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5. (수)

내국세

[稅政詩壇] -씨- 박정원 (이천서 하남지서)

 

 

 

과꽃 세 송이가 가로등 그늘에서 환하게 웃는다
옆의 씀바귀도 과꽃 줄기를 기댄 채 꽃을 피우고
뒤처질세라 달개비꽃도
연청색 얼굴을 살짝 디밀고 있다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은 거짓말,
누가 씨앗을 뿌리지 않아도 꽃은 피며
뿌렸다하더라도 제대로 피우지 못하는 꽃,
작심하고 키운 꽃보다 외진구석에서 핀 꽃,
누가 봐주지 않아도 거기, 있는 듯 없는 듯
힘을 다해 밀어올린 꽃이 더 아름답다
소망천사원 마당에도 꽃은 피었다
온종일 누워 천장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한송이꽃
도움 없이는 문지방도 넘지 못하는 다섯살 보람이꽃
돈 많이 벌면 데리러 올게
철석같이 엄마 말만 믿고 기다리는 헤레나꽃
가끔 깨꽃 같은 웃음꽃이 흐무러진다
뿌리고 싶어 뿌린 씨앗은 아니었을 것이다
뿌린대로 거두었다면
천사원 마당에 피울 꽃들이 아니었을 것이다
코빼기도 내밀지 않는 씨를 생각하면
씨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은 맞지 않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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