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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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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인우월주의' 범죄 다시 고개드나

미국에서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의 당선에 반발하는 백인 극우세력의 부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미국 내 수십 개의 도시에서 인종차별적인 낙서나 목매단 흑인 인형이 발견되고 흑인에 대한 살인위협이 잇따르는 등 '증오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미 사법당국에 따르면 대선 후 3주일 동안 200건 이상의 증오범죄가 보고됐다.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들은 대선 후 사이트에 접속하는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23일 미국에서 가장 상징적인 인종증오집단이자 백인우월주의단체인 쿠클럭스클랜(KKK)이 지난 수십 년간 잠잠하다가 최근 일련의 폭력사건을 통해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약 2주 전 한때 KKK의 본거지로 알려졌던 벽촌인 루이지애나 주의 보가루사에서 KKK 조직의 지도자가 단원이 되려다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탈퇴하려던 여성에게 총격을 가해 2급 살인죄로 기소됐다.

 

지난달 말 켄터키 주에서는 KKK 지부와 관련이 있는 남자 2명이 흑인 학생 88명을 살해한 후 다시 14명을 추가로 목을 베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고, 당시 오바마 후보를 암살하려던 계획을 세우다 체포되기도 했다.

 

또 루이지애나 주에 사는 주디 로빈슨(58)은 대통령 선거 몇 주 전에 오바마 지지 표지판을 정원에 설치해 뒀는데 핼러윈 데이가 지난 다음 날 아침 정원 주변에서 'KKK'라는 글과 하얀색 스프레이가 뿌려진 것을 발견했다.

 

로빈슨은 "KKK는 옛날에 있었던 것으로 생각해왔다"면서 "그러나 이제 사람들이 KKK 단원이 다시 출현할 수 있다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KKK가 지역별로 소수 고립된 형태로 유지되고 있고 전국적으로 6천명 정도의 회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900년대 초반에는 KKK 회원이 400만 명에 달한 적도 있다.

 

이같이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인종증오 범죄가 다시 기승을 부리는 것은 급속히 악화하는 경제상황, 미국 전체 인구 중 백인 인구비율 감소, 흑인 대통령의 출현 등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최근 KKK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이 전국적인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벌어진 것인지를 수사중이며,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USSS)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연합뉴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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