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인데
쫴애액
쫴애액
사과밭 언덕배기 어디쯤에서
외돌토리 노루 한 마리
찢어진 쇳소리 울음을 토해내는
꼭두새벽
꽬 꽬 꽬 꽬
꽬 꽬 꽬 꽬 꽬
남새밭 방울토마토 이파리 어디쯤에서
음력 유월 초하루부터 시작해 근 석 달 째
숨죽이고 있던 청개구리 한 마리
느닷없이 목청 돋우어 야단법석을 떤다.
후두두둑
후두두두둑
얼씨구나
귀하디귀하신 빗방울님
중유 귀신 기웃거리는 양철 지붕 위에서
잠시 난리법석이 났다.
아이구 고마운 거
아이구 고마운 거
건너 방 맨바닥에
마른 멸치처럼 가늘게 휜 등짝 뉘고
토끼잠 청하신 우리 어머님
들뜬 마음 흥감스레 조아리며
잠꼬대를 하시는데
밭농사는 비가 짓는 법인데
누가 달음산에 뫼를 썼는지
비가 오지 않아 콩이 쭉정이만 남았다는
뙈기밭 농사짓는 낙으로 사시는 호호 할매
푸념마저 자지러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