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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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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바람' 이용 전력생산 실현가능성 논란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가 지하철 환풍기에서 일어나는 바람을 이용한 발전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한 것에 대해 실현 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메트로 측은 지난달 2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고객감동 창의경영 사례 발표회'에서 이 시스템을 소개하면서 내달 중 을지로3가역 환기구 2곳에서 최종 시험가동을 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풍력 개발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서울메트로 측은 풍력 발전설비를 지하철 역사 환풍기 586곳에 설치하면 연간 6천400만㎾의 전력을 생산해 76억7천200만원어치의 수입을 올려 4년 이내에 손익분기점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이 발표된 후 실용화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공계 대학교수와 연구원들의 블로그에는 "지하철 환풍기에서 발생하는 바람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지만, 환풍기 앞에 바람개비를 설치하면 환기 효율이 떨어지고, 그에 따라 동일한 환기 효율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전력이 소모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지하철 환풍기에서 풍력발전을 하면 환기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전과 동일한 환기 효율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들은 특히 전력소모, 환기효율 등 다른 조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런 방식으로 전력을 추가 생산할 수 있다는 주장은 자연의 가장 근본적 물리법칙 중 하나인 '열역학 제2법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KAIST 임춘택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6일 "환풍기에 발전기를 달면 공기 저항이 늘어나 원래의 환기 효율을 유지하려면 그만큼의 전력이 더 필요하다"며 "환풍기를 이용해 얻어지는 에너지는 공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풍기로 풍력발전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은 에너지보존법칙과 공기역학 이론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번 발전설비를 서울메트로 측과 공동으로 개발한 ㈜아하에너지 측은 "발전기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아하에너지 관계자는 "이 발전기는 지하철 역사 환기구의 환풍기 효율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잉여 바람을 이용해 재생에너지를 얻는 것"이라며 "선풍기 앞에 작은 바람개비를 돌린다고 해서 선풍기에 무리가 가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모든 실험 비용은 우리 회사의 자금으로 부담하고 있으며 서울시나 서울메트로 측에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전혀 없다"고 강조하면서 일각의 비판들에 대해 "악의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적극적인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달 진행될 예정인 시험가동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연합뉴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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