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잖은 세금 등으로 전통적인 밀수입 '단골메뉴'였던 금이 이제는 거꾸로 밀수출 품목으로 바뀌고 있다.
금값 오르는 것은 세계적 현상이지만 가격 동향상 국내 시세보다 해외 시세가 더 오른 데 따른 것으로, 올해들어 밀수입은 드문 반면 밀수출은 4년만에 수십 건이나 적발되고 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 8월말까지 금괴 밀수는 적발 건수가 49건, 적발된 금액이 54억원이다.
이 가운데 밀수입 적발은 단 2건, 금액은 3억원에 불과하며 밀수출 적발이 47건, 금액은 51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금괴 밀수입은 지난해만 해도 11건, 332억원어치가 적발됐으나 밀수출은 2004년 1건이 적발된 뒤 지난해 말까지 적발된 사례가 없었다.
올해들어 이렇게 상황이 급반전한 것은 금값 급등과정에서 가격 상승률 차이가 나타나 해외에 파는 것이 국내에 파는 것보다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관세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의 경우 3.75g당 국내외 금 시세 차이는 5천818원 가량이다. 얼마 안되는 것 같지만 금괴 1㎏으로 환산해보면 차이가 150만원 넘게 난다.
금 거래상들은 ㎏당 국내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80만원 가량은 더 높아야 '마진'이 보장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국제 시세가 더 높으니 해외에 파는 게 더 이문이 남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 때 국내 금값이 3.75g당 19만원선에 이를 정도로 폭등하면서 돌반지 등 국내 금 수요가 크게 감소한 점도 밀 수출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관세청에서는 "금을 해외에 수출할 때 수출관세는 없지만 해외에 국내보다 높은 시세에 파는 사실이 드러나면 거래자료 등이 노출되는 점을 감안해 세무당국을 피하기 위해 주로 개인 휴대방식 등으로 밀수출을 시도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