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의 경기부양을 위한 세금환급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인 월마트를 비롯해 소매업체들의 7월 판매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해 세금 환급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마트는 7일(현지시간) 7월 판매 실적이 1년 전과 동일 점포를 기준으로 비교해 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 통신 등이 집계한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4% 증가에 못 미치는 수치다.
역시 대형 유통업체인 타깃의 7월 판매도 동일 점포를 기준으로 1년 전보다 1.2% 감소해 월가 예상치인 -0.3%를 밑돌았다.
소매업체 판매실적을 집계하는 리테일 메트릭스에 따르면 7월 판매실적을 발표한 소매업체 중 54%가 예상치를 밑돌았고 백화점들이 실적이 특히 저조했다.
리테일 메트릭스의 동일 점포 기준 소매업체 판매지표는 7월에 2.3% 상승하는데 그쳐 1년전의 2.9%에 못 미쳤다.
특히 세금환급의 효과가 나타난 6월의 4% 증가세에서 성장률이 크게 둔화됐다.
의류업체 갭의 7월 판매도 11% 감소해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7%보다 악화됐다. 백화점 체인인 JC페니의 7월 판매도 6.5% 줄어 예상치를 밑돌았고 노드스트롬의 판매도 6.1% 줄었다.
반면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의 판매는 예상을 뛰어 넘어 10% 증가, 자금 사정이 빡빡해진 소비자들이 더 싼 유통업체로 몰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소매업체의 판매 부진은 4월말부터 7월 중순까지 이뤄진 약 1천억달러에 달하는 세금 환급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과 고용시장 악화로 가계 사정이 어려워진 소비자들이 상품 구입을 주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인들의 가계 사정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신용카드 대출이나 자동차 할부 등을 포함하는 소비자 신용이 크게 증가한 것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놓은 6월 소비자 신용은 2조5천900억달러로 143억달러나 증가해 작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돈을 빌려 쓴 소비자가 그 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5월의 소비자 신용 역시 당초의 78억달러 증가에서 81억달러 증가로 상향조정됐다.
고용시장 사정도 나빠지고 있다.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전주 보다 7천명 늘어난 45만5천명에 달해 2002년 3월 이후 6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42만명도 웃돈 수준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40만건을 넘을 경우 경기침체의 신호로 본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추세를 보여주는 4주 평균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41만9천500명으로 2만6천750명 증가해 2003년 7월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이런 환경 속에 세금환급 효과도 떨어지면서 통상 새 학기를 시작하는데 따른 소비 증가로 연말 쇼핑시즌에 앞서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는 8월의 전망도 암울해지고 있다.
리테일 메트릭스의 켄 퍼킨스 회장은 세금환급의 효과가 얼마 되지 않았다면서 이제 무엇으로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소비지출 전망에 우려를 나타냈다.(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