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어릴적 팔 부상으로 군면제를 받은 20대 청년이 군 생활을 동경한 나머지 쌍둥이 동생 대신 군인으로 복무를 하다 적발됐다.
대만 일간 빈과일보(Apple Daily)는 16일 결국 둘 모두 병역방해죄와 문서위조죄로 형사처벌을 받게 된 23세의 쌍둥이 선밍진(沈明進)·황샹(沈煌翔) 형제의 이야기를 전했다.
군 복무를 면제받아 평소 병영생활이 궁금했던 형 밍진은 군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병영 이탈로 영창에 가기도 했던 동생 황샹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동생의 부대 막사에 들어가 총 149일동안 군 생활을 해왔다.
얼굴이 같은 일란성 쌍둥이라 부대 동료조차 감쪽같이 속일 수 있었다.
그러나 올 1월 복무하고 있던 군부대가 의심을 하며 조사를 시작했고 동생이 다시 병영에 들어오긴 했지만 대신 복무한 사실은 곧 들통이 나고 말았다.
결국 군 복무를 이행하지 않은 동생 황샹은 군법에 의해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고 형 밍진은 동생의 명의를 도용한 혐의로 문서 위조 및 병역 방해 혐의로 15일 기소됐다.
경찰공무원을 하다 은퇴한 이 형제의 아버지는 "밍진이 어릴 적 부상으로 군복무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며 "서로 신분을 바꿔가며 군 생활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신문은 형이 동생을 위해 대신 군 복무를 한 사건으로 현대판 '뮬란'의 감동을 줄 뻔 했지만 결국 두 형제의 형사처벌로 끝나고 말았다고 전했다.
'뮬란'은 중국 남북조 시대의 장편 서사시인 목란사(木蘭辭)에서 여자 주인공 화무란(花木蘭)이 아버지를 대신하여 남장을 하고 10년동안 전장에 나가 생활했던 스토리를 담고 있다.(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