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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7.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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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11세 소녀 낙태허용 놓고 '시끌'

성폭행으로 임신한 11세 소녀의 낙태 수술 여부를 놓고 루마니아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부모가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건 이달 초. 어딘가 아파 보이는 딸을 병원에 데리고 가자 소녀는 19세의 삼촌이 자신을 성폭행한 사실을 의사에게 털어놨다. 그녀는 현재 임신한 지 20주째다.

 

문제는 루마니아에서는 임신 14주가 넘으면 낙태 수술을 받을 수 없도록 법에 규정돼 있는 것. 임신 14주가 넘은 상태의 낙태 수술은 산모의 목숨이 위태로운 경우로 제한돼 있다.

 

소녀의 딱한 사정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일부 인권단체는 소녀를 임신 24주까지 낙태가 가능한 영국으로 보내 수술을 받게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영국에서는 낙태가 산모의 정신적.육체적 건강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의사 2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임신 중절 시술을 받을 수 있다.

 

이 방안이 보도되자 소녀의 영국행과 낙태 수술 허용 여부 등을 놓고 루마니아 전역이 찬반 여론으로 들끓고 있다.

 

롬프레스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루마니아 전체 인구의 80%가 속해 있는 정교회의 콘스탄틴 스토이차 대변인은 소녀의 임신은 예외적으로 다뤄져야 할 상황이라며, 소녀의 가족만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다고 낙태를 허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스토이차 대변인은 정교회가 낙태를 범죄로 간주하고 있지만 이는 일반적인 상황에 관한 것이라면서 근친상간이나 성폭행에 의한 것은 예외 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교회 내부에서도 의견은 엇갈렸다. 임신중절 합법화에 반대하는 정교회의 20개 단체 연합은 정부가 이 소녀의 영국행을 허락해서는 안되며,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낙태 수술을 받도록 해서도 안된다는 강경 입장을 천명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교회가 가난한 소녀의 가족에게 물질적, 정신적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원한다면 교회에서 신생아를 맡아 양육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각종 인권단체와 이익단체들 간에도 엇갈린 성명이 쏟아지고 있다.

 

국립아동보호협회는 소녀가 이미 성폭행과 임신에 대한 경험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만큼 예외적으로 국내에서 낙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립의사위원회는 태아의 권리를 강조하면서 낙태법이 더 이상 자유로워져서는 안된다는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연합뉴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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