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경찰서는 14일 성매매를 미끼로 노인을 모텔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이고 금품을 빼앗으려다 노인을 숨지게 한 혐의(강도치사)로 박모(53.여)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11월 16일 오후 6시 10분께 종묘공원에서 A(68)씨에게 접근해 성매매를 제안하고 성동구 금호동 모 여관에 함께 투숙한 뒤 몰래 수면제를 탄 캔커피를 마시게 해 깨어나지 못하고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A씨가 잠들자 금팔찌, 금반지, 현금 등 258만원어치 금품을 갖고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경찰에서 "한 차례도 노인들과 성관계를 한 적은 없었으며 금품을 빼앗을 목적으로 10여차례 노인들을 유인했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허위로 불면증을 호소하며 병원에서 처방받은 향정신성 수면제를 갈아서 물에 타 작은 플라스틱병에 담아 갖고 다니다 캔커피에 섞어 범행 대상자에게 먹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 4명 가운데 B(67)씨는 지난 2일 여관에서 잠든 채 발견돼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뒤 사경을 헤매다가 24시간 뒤에 깨어났다고 경찰은 전했다.
현재 종묘공원에는 하루 평균 수천 명의 노인들이 찾아와 낮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주변에는 100여 명의 '박카스 아줌마(노인 상대 성매매 여성)'들이 5천∼3만5천원을 받고 근처 여관 등에서 성매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노인들이 여가를 보낼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나이가 비슷한 이들이 많이 찾는 종묘공원에 오고 있는데 성매매를 가장한 강도행각뿐만 아니라 수수료 덤터기를 씌우는 각종 도박까지 설치고 있어 범죄 사각지대"라며 "노인들의 건전한 해방구가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