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4.03.19. (화)

내국세

김창기 새 국세청장 후보자 내정 의미

'퇴직자', 국세청장에 발탁한 최초 사례…향후 인사 변수 많을 듯

文정부서 소외된 'TK' 발탁…구(舊) 정권과 분명한 단절 의지 시사

인사 키워드, 'MB청와대·서울대·TK' 눈길

1급 등 고위직 대대적 물갈이 예고…행시 기수 서열 정리?

 

 

윤석열정부 초대 국세청장에 김창기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이 13일 지명된 가운데, 새 정부에서 향후 5년간 이어질 국세청 고위직 인사의 새로운 패턴이 열렸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는 지난해말 부산청장에서 명예퇴임한 인물로, 국세청 고위공무원으로 퇴직한 후 다시 국세청장으로 귀환한 사례는 개청 이래 최초다. 

 

관세청의 경우 딱 한번 박근혜정부 시절 천홍욱 청장이 차장으로 퇴직한 후 1년여 만에 다시 청장에 오른 사례가 있었으나 이후로는 없다.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 검증을 앞두고 김창기 전 부산청장의 이름이 거명됐으나, 세정가에서는 지금까지 퇴직자가 다시 복귀한 사례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대통령실, 장관, 차관급 인사가 잇따라 발표되고 새 정부의 인사 코드가 구체화되면서 김창기 후보자의 파격 지명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이번 김 후보자 내정은 여야 정권교체라는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로, 문재인정부에서 승승장구한 인물들은 배제함으로써 구(舊)정권과의 단절 의지를 대내 외에 강력하게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세청 내 TK 출신들의 부활을 쏘아올린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문재인정부에선 TK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인사상 홀대를 받았으나, 경북 봉화 출신인 김 후보자가 윤석열정부 초대 국세청장에 내정됨에 따라 향후 고위직 인사에서 TK 출신들이 중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세청 고위직 인사는 새 정권이 출범할 때마다 부침이 심했다. 박근혜정부에선 호남 출신이 단 한명도 1급에 오르지 못했으며, 문재인정부에선 김창기 후보자를 제외하곤 TK 출신이 1급에 오른 사례가 없다. 따라서 국민의힘이 정권을 쥔 상황에서 정치적 텃밭인 TK 출신들의 약진이 명약관화하다는 평가다.

 

김창기 후보자 내정은 기존 국세청장 인사 경로를 완전 뒤집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종전 국세청장 인사는 ‘차장→국세청장’, ‘서울청장→국세청장’, ‘중부청장→국세청장’, ‘외부인사→국세청장’의 경로를 밟았다. 그러나 이번 지명으로 국세청 퇴직자가 다시 돌아와 국세청장에 내정된 첫 사례가 됐고, 전직 부산청장이 국세청장에 오르는 최초 사례를 만들게 됐다.  

 

새로운 인사 관행 뿐만 아니라, 기존의 인사 공식이 여전히 준용되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정권이 교체되면서 과거 정부의 청와대 파견 경력자를 기용하는 사례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이명박정부 청와대 인사비서관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서울대-행시’로 이어지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야 공직에서도 속칭 잘 나간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인사청문회를 거쳐 김창기 후보자가 국세청장에 정식 임명되면 문재인정부에서 발생했던 행시 기수 역전 현상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 정부에선 행시38회가 차장, 서울청장 등 1급 승진에서 선배 기수 37회를 앞질렀으나, 행시37회인 김 후보자가 내정됨에 따라 고위직 기수 서열이 어느 정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국세청장 취임 후 1급 등 고위직의 대대적인 물갈이와 함께 그 과정에서 이전 정부에서 소외됐던 인사들의 중용도 예상된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