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가 망한다?" 최근 재정경제부의 과장급이상 간부들이 한자리에 모여 '재경부가 망하는 확실한 방법'을 찾아내 눈길을 끌고 있다.
재경부가 '간부혁신워크숍'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재경부가 망하는 가상시나리오를 정하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하기에 나선 것.
재경부 간부들로서는 생각하기조차 꺼림칙한 과제였지만 "망하는 길을 알면 살아나는 방법도 자연히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에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이었다.
지난달 26∼27일 양일간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간부들의 혁신 마인드를 향상시키기 위해 실시한 국·과장급 7∼8명으로 구성된 6개 분임토의에서 각자 재경부가 망한다는 의미와 망하는 방법, 이에 대한 대응방안 등을 순서대로 성토했다.
토론에 참석한 간부들은 재경부가 망한다는 의미로 "경제정책 실기로 국민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이로 인해 경제종합부처로서의 조정기능을 상실해 결국은 타 기관으로 흡수되거나 해체되는 것"으로 대체적인 의견을 모았다.
재경부가 망하는 가장 확실하고 치명적이며 발생 가능성이 높은 방법으로 참석자들은 ▶경기상황 진단 실패 ▶정책 일관성 부족 ▶뒷북치는 정책 ▶정책수립과정에서 절차의 합리성·투명성 결여 ▶중장기 비전 결여 ▶인기영합적 선심정책 등을 꼽았다.
또 비용개념없는 막가파식 정책 ▶전문성 결여(실속없는 전문성) ▶칸막이식 업무자세(부서간 정보독점주의) ▶조직 무기력화·인재 이탈 ▶시장과 여론, 언론의 의견 무시 ▶정치적 외풍에 속수무책 등을 내놓았다.
이번 연수를 주관한 이석준 혁신기획관은 " '재경부가 망하는 시나리오'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교육 전체가 기존의 교육방식을 혁신하는 것이어서 대부부의 간부들이 만족하고 있다"면서 "이번 교육에서 도출된 혁신방안을 구체화하고 적극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분임토의에 참석한 한 고위관계자는 "정책수립단계에서 수요자(국민)의 목소리를 듣는데 소홀하고 정책만족도에 대해 정확히 분석하지 않고 전시성 행정만 일관한다면 국민에게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면서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 속에서 자신이 죽는 것도 모르는 개구리 신세가 될 수도 있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