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제17대 국회'가 정쟁(政爭) 대신 경제와 민생에 초점을 두고 규제개혁과 일자리 창출, 조세·금융지원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사형 의원보다는 현실감각을 갖춘 CEO형의 의원象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기업 27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17대 국회에 바란다' 설문조사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17대 국회象'으로는 경제국회(64.5%)와 민생국회(26.7%)가 돼 줄 것을 요구했으며, 기업활동과 관련해서는 ▶규제개혁을 통한 투자촉진(29.7%) ▶일자리 창출을 통한 취업난 해소(28.6%) ▶조세·금융지원(14.7%) 등을 우선 추진해 줄 것을 주문했다.
또 이상적인 '국회의원象'으로는 지역갈등 해소능력을 갖춘 화합형(12.0%), 지역구 발전에 힘쓰는 실리형(2.5%), 이념으로 무장한 투사형(2.1%)보다는 ▶현실감각을 갖춘 CEO형(44.6%) ▶이론과 지식을 갖춘 전문가형(19.8%) ▶도덕성·청렴성을 갖춘 군자형(19.0%)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17대 국회 출범에 따른 기업경영여건 전망을 묻는 설문에는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55.0% ▶마찬가지는 40.8%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4.2%를 보였다.
이는 그동안 총선일정 등으로 제역할을 하지 못해 온 국회와 정치권이 새 국회 출범을 계기로 내수침체와 원자재난, 원화가치와 국제유가 상승 등의 경제현안 해결에 힘써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정치자금법 개정방향으로는 ▶경제단체를 통한 선관위 공식기탁금만 허용(46.9%) ▶현실을 인정해 일정한도내 정치자금 기부 허용(30.1%) ▶기업의 정치자금 제공 원천금지(18.0%) ▶현행 유지(5.0%) 순으로 조사됐다.
한편 16대 국회의 의정활동에 대해 응답업체의 71.2%가 D학점(41.6%)이나 F학점(29.6%)으로 평가했으며, 특히 경제분야에 대해서는 76.6%가 D학점(45.8%)이나 F학점(30.8%)이라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16대 국회가 잘못한 분야로는 ▶민생현안 해결(21.4%) ▶여야협력(12.2%) ▶경제외교(10.6%) ▶정치개혁(10.3%) 순으로 응답해 경제 살리기보다 정쟁에 치우친데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 기업들은 국회 등 정치권에서 총선을 계기로 경제 살리기와 민생챙기기에 주력해 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많았다"면서 "향후 정치권은 대립과 갈등이라는 구태의연한 정치가 아니라 경제, 민생을 위한 화합과 상생의 길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