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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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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稅政詩壇]사막에도 고래가 산다

문영일, 시인(광주청)


아파트단지에 고래들이 살고 있다   
노상 주둥이를 벌리고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포식자다
이른 저녁부터 시작한 식사는
밤늦도록 이어진다
자동차를 통째로 집어먹고
가시만 하나 둘씩 뱉어낸다
열한시 십일분
여우고래가 눈에 불을 켤 시간
고래고래 악 지르며 노래 부르던
또 한 마리 먹이가
꾸르르륵 모가지를 넘어
침침한 위장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모나지 않게 살라하지만
더러는 가시가 되어야 하나보다
손가방 하나 겨우 챙겨 나온
가시만 또 내뱉는다
그것도 잠시 위안일 뿐
다른 고래 입 속으로 이내 빨려든다
사람들은 고래 뱃속에다
꿀을 자꾸 물어 나른다
마치 제 것인 양 착각하며
낙타고래 목구멍에 빗장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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