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5.06.22. (일)

기타

[문예마당/稅政詩壇]숙에게

임유선(구미署)


오랜만에 네 소식 들을 수 있었다
우리가 더는 만나지 못하고
귀뚜리가 몇 번의 가을을 울었지
그건 새벽 안개 때문이었다
밤새 남매지 깊은 곳에 웅크렸다가
순식간에 삼나무 숲을 삼켜버렸지
우리들의 희망 우리들의 절망은
이슬 흐르는 잔디처럼 탱탱하였으므로
속절없이 저무는 저녁엔
정말, 어찌할 수 없었지
어차피 새벽은 걷히기 마련
생채기에 앉은 딱지처럼
네 소식에 언듯언듯 마음이 아프구나
차라리 그 새벽 길 나서지 말 것을
상처 입은 네 마음 진심으로 마주 볼 것을
귀뚜리가 새벽까지 우는 날이면
가장 먼저 서리맞는 잎처럼
빨갛게 뒤치겠구나
밤새 별에 찔려 눈이 빨개진 나처럼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