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 저고리 바람에 날리며
수줍은 꽃가마 타고 지나온 진달래 길
그 진달래 시들기 전에
가냘픈 숨소리 가슴에서 베어 나와
눈물 같은 지난 세월
별빛 밟는 소리 들리는 밤이면
반짝이는 하늘에 님의 얼굴 그릴까
까마득하게 잊고 살아온 이름석자 써볼까
그럴수록 더욱 멀리 달아난 빛 바랜 추억
생각나는 것이라곤
호미로 가슴 콕콕 찍어내는
서러운 노동의 기억뿐
굽은 등뒤로 생채기 같은 흔적만 얹혀있다
오늘도 눈가에 눈물 지우며
못해준 것이 해준 것 보다 많다며
그저 어미 같은 삶을 살지 말라고
새벽마다 자식을 위해
정화수 떠놓고 기도하신 어머니
그런 나는
당신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이렇게, 또
울먹이고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