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거슬러 올라와서 대관령덕장에 포박되어 낱낱이 고해성사 미련이 눈으로 덮이고 과거가 고드름으로 절절히 맺히길 열 두 번 뼈마디마디가 미이라화 될 때 육신은 술안주에 알맞게 영글어간다. 동해 속의 화려한 유영도 등대고 장난치던 친구도 그리움이 흙빛으로 박제되어 갈 때 자유로움이 생각난다. 거친 손마디가 너의 날쌤을 뺏고 칼날의 날카로움이 너의 몸을 가를 때 너의 혼은 이미 창공을 날고 있을게다. 겨울의 길고 긴 밤 대관령의 길이 눈으로 몇 번 막히고 뼈까지 구속으로부터 일탈을 꾀할 때 비로소 너는 어느 대폿집 냄비 속에서 자유로운 이야기를 포자처럼 터뜨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