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세법학회·한국지방세연구원, 학술발표대회
"취득세 완화, 보유세 강화로 세대간 재분배 필요"
"신축건물 취득세 갈등, 신고시 인테리어비 자료 의무화"
"빈집 단순 철거지원금 '유료범위'서 제외 바람직"
인구구조 변화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주거용 부동산 취득세·재산세를 하나로 통합해 ‘종합자산세’ 체계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취득세와 재산세 체계를 통일해 담세력에 따른 부담을 이전하고, 미래세대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세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다.
한국조세법학회(회장·박종수)와 한국지방세연구원은 24일 ‘2026년 제10회 지방세 관련 개정세법 설명회 및 학술발표대회’를 공동개최했다. 이날 발표대회에서는 인구구조 변화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지방세제 개편안과 실무적 쟁점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박종수 한국조세법학회장은 인사말에서 “지방세는 최근 비중이 확대되고 관련 분쟁도 증가함에 따라 조세심판원의 심판권이 강화될 정도로 국세 못지 않게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됐다”며 “매년초 지방세 관련 개정세법 해설과 동계학술대회를 열고 있는데, 올해 10주년을 계기로 한국지방세연구원과의 공조와 협력이 더욱 공조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세청이 신고검증·조사대상 선정에 AI를 활용하는 등 세무업계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AI와 인간 공존을 위해 인간만의 고유한 역할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1부에서는 양인병 삼일회계법인 회계사가 발표자로 나서 ‘2026년 지방세 관련 개정세법’의 주요 골자와 실무적 유의사항을 설명했다.
제2부 학술발표대회에서 임상빈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재산세 개편방안’에서 주거용 부동산 취득세·재산세를 통합해 ‘종합자산세’로 개편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취득세와 재산세 개편은 단순한 세제조정이 아니라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문제를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정책수단”이라며 “취득세 완화, 보유세 강화하고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을 청년층 주거·교육·창업지원에 활용해 세대간 재분배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 취득세·재산세 개편방안으로 현재 취득세(취득 당시 신고가 또는 시가인정액)과 재산세(공시가격)의 과세표준이 달라 납세 혼란이 크다며 ‘종합자산세’ 성격으로 통합해 과세표준을 하나로 묶고, 재산세를 매월 분납하거나 소득세에서 공제해 주는 방식으로 세금 납부의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인 부동산의 경우, 사실상 취득가액(부대비용 포함)을 기준으로 하는 복잡한 산정 방식을 단순화하고 재산세와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밖에 비사업용 부동산 취득세와 재산세 통합, 그 외 특수용 취득세와 재산세 통합도 제시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성태 삼정회계법인 부대표는 “부동산 가격 변동성을 고려할 때 매년 부과되는 보유세 과세표준에 취득 당시 과세가격(시가)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한 상속·증여 등 부동산 무상·저가 취득 등 시가(과세가격)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보유세 과세가격 산정방식이 선행돼야 한다고도 했다.
김수부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산가치는 높지만 소득이 부족한 고령 가구를 위해 고령 장기보유 1주택자에 대한 이연(납부유예)-정산 제도를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며 “상속·양도시 정산하는 방식을 정교하게 설계해 재산권 보호와 조세형평을 절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영웅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신축건물 인테리어공사비의 취득세 과세문제’에서 신축건물 준공 전후 임차인이 별도 발주하는 인테리어 공사비를 둘러싼 취득세 과세표준 관련 지자체와 납세자과의 과세 갈등 문제를 짚었다.
그는 “취득시기와 과세표준에 대한 납세자와 과세관청의 시각차가 크다”며 해결책으로 ‘취득세 신고시 과세 근거자료 제출 의무화’와 ‘정형화된 서식 도입’을 제안했다. 납세자가 준공 전까지 인테리어 계약서, 상세 내역, 현장 사진, 객관적 기성고 증빙 등 건축주와의 일체성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구비하고, 과세관청은 신고 편의를 위해 ‘정형화된 서식’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특히 근본적 대책으로 준공시점의 감정평가액을 사실상 취득가격과 비교해 취득세 과세표준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안을 제시했다.
토론에 참여한 조창준 법무법인 시우 전문위원은 “현재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신축건물 과세표준 사전점검표에 인테리어 공사비 항목을 추가한다면 불필요한 다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감을 표했다.
빈집 정비사업을 막는 경직된 세법해석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황헌순 계명대 회계세무학과 교수는 ‘빈집정비사업 관련 재산세 과세에 대한 세법적 연구’ 발제에서 지자체가 빈집 철거비를 지원하고 해당 부지를 공공 주차장 등으로 활용할 때, 행정안전부가 이를 ‘대가(유료)’로 간주해 재산세를 부과하는 방식을 비판했다.
황 교수는 “철거비의 실질귀속자는 토지 소유자가 아니라 철거업자”라며 “단순한 철거비 지급을 대가성을 가진 유료로 판단하는 것은 실질과세 원칙에 어긋나며, 이중과세의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따라서 지방세법상 ‘유료 사용’의 인정범위를 단순히 대가성 유무로만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지급된 금액이 적정한 사용료 수준에 달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과세하더라도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소유자가 토지를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시점까지 과세를 이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제언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수부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 또한 “현장에서 세법 해석의 경직성으로 인해 소유자의 자발적 참여가 저해되는 ‘정책의 역설’이 발생하고 있다”며, 순수한 철거비용에 상응하는 액수는 유료 사용 범위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설령 철거비용을 상회하더라도 비과세로 두는 것이 정책목적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