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촉기한 안 지난 체납자 미리 선정 등 실적 부풀리기
고액·상습체납자 금융조회 등 실질적 징수활동은 소홀
감사원 "노력도 반영되도록 평가기준 개선하라" 통보
국세청이 고액·상습체납자의 재산 은닉에 대응하기 위해 추적조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실적 쌓기’에 급급해 부실하게 운영돼 왔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실질적 추적조사 활동에 나서기보다, 일반적인 징수활동으로도 세금 확보가 가능한 체납자들을 추적조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의 ‘꼼수’로 실적을 챙겼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12일 공개한 감사보고서에서 국세청의 재산은닉혐의자 추적조사제도 운영 부적정을 지적했다.
국세청은 최근 4년간(2020~2023년) 매년 연평균 1만8천110건을 추적조사 대상으로 선정했으나, 선정기준은 매우 불분명했다.
지방청과 일선 세무관서가 직접 선정하는 ‘개별선정’ 방식의 경우 2023년말까지 추적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2만5천880건 중 무려 76.0%(1만9천675건)이 ‘기타’(해당 없음 포함)’ 유형으로 구분됐다. 특히 이 중 68.3%(1만3천446건)은 구체적인 세부 선정사유조차 기재돼 있지 않았다.
실제 영등포세무서의 선정사유를 분석한 결과, 추적조사 대상 338건 중 35%(118건)가 은닉 혐의가 불분명함에도 단순히 ‘세금을 미납한다’는 등의 이유로 추적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추적조사 관련 조직·권한 등 제도 인프라 강화에도, 추적조사 본연의 활동은 소홀했다.
국세청은 체납자 재산추적조사 관리지침에 의해 FIU(금융정보분석원) 정보 요청을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하지만, 2023년 추적조사 대상 1만9천961건 중 71%(1만4천170건)가 2024년 6월 기준 FIU 정보요청, 계좌조회 등 금융조회 없이 방치됐다.
특히 체납액 10억원 이상 고액체납자 조차 66.3%(전체 9천42건 중 5천994건)에 대해 금융조회를 실시하지 않았다. 가옥 등 수색 실시 건수 역시 2023년 전체 추적조사 대상의 8.8%(1천757건)에 불과했다.
성과지표를 높이기 위해 통상적인 체납정리로도 종결 가능한 체납자를 추적조사 실적으로 둔갑시키는 행태도 확인됐다. 별도의 추적조사 활동 없이 현금징수 등을 하고 추적조사를 종결한 후 실적을 부풀린 것이다.
최근 3년간(2021~2023년) 서울지방국세청과 인천지방국세청 내 금융조회 없이 선정 후 7일 내 추적조사가 종결된 62건 중 85.5%(53건)이 추심 등 일반적인 체납정리를 통해 채권 확보, 현금 징수가 가능한 사안이었다.
영등포세무서는 2021년 한 체납자가 체납액을 현금 납부할 것으로 예상되자 납부 당일 추적조사 대상으로 선정하고 입금된 1천400만원을 추적조사 현금징수 실적에 포함했다.
인천지방국세청은 단순히 비상장주식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통상적인 방식으로 체납정리가 가능한 사안까지 추적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후 단순 채권보전 조치하고 추적조사를 종결하기도 했다
심지어 독촉기한이 지나지도 않은 체납자를 미리 추적조사 대상자로 선정했다가 자진 납부하자 이를 추적조사 실적에 포함시킨 사례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국세청장에 “체납자 재산추적조사 대상자 선정기준과 혐의내용을 세분화해 명확히 하고, 실질적인 노력도가 반영되도록 실적평가 기준·관리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국세청은 감사 결과를 수용하며 “추적조사 대상자 선정기준을 세분화해 재분류하는 한편 NTIS상 채권 확보 등이 가능한 경우는 대상자 선정에서 제외하고, 객관적인 추적조사 노력도가 있는 경우에 한해 추적조사 징수실적(BSC)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지침과 전산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