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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12. (일)

관세

관세인재개발원, 마약단속 교육메카로 거듭나다

한해 200명 남짓 2시간 이론교육으론 관세국경 감시선 효율적 단속 한계

통관업무 관련 2천500여명 직원 모두가 참석 가능한 ‘ZOOM’ 온라인 교육 개설

이틀간 교육으로 최신 마약유통 사례·적발기법 공유…마약 분석기기 사용법도 익혀

마약 밀반출 국가 현지에서 능동형 단속으로 전환…글로벌 해외정보요원 양성 매진

 

 

올해 상반기 동안 관세청이 적발한 마약 밀수량이 329kg에 달하는 등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가운데, 같은 기간 총 325건의 마약 밀수입 시도를 적발하는 등 하루 평균 2건에 가까운 마약밀수가 국경 감시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 조직으로 운영되는 마약 유통구조의 특징상 국내 반입 이전인 관세국경 감시선에서 차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마약 근절 대책으로, 전국 공항만에서 수출입 및 여행자 통관업무를 담당하는 세관 직원들의 전문성과 역량에 따라 국내 유입되는 불법마약류 또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관세청 인재양성 요람인 관세인재개발원(원장·유선희)이 올해 새롭게 마련한 마약단속 교육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기존의 이론 중심에서 실전형 교육으로 탈바꿈한데 이어 교육인원 또한 한해 평균 200여명에서 수출입 통관 업무를 담당하는 2천500여명 직원 모두를 수용할 수 있는 참여형 교육을 론칭했다.

 

이와 관련, 마약 밀수범들은 세관에 적발되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밀수 루트를 일원화하지 않고 기상천외한 방법과 루트를 활용 중으로, 특히 한번 적발된 방식은 사용하지 않는 등 살아있는 생물처럼 시시각각 마약밀수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까지 관세인재개발원에선 수출입통관 분야 교육에 마약단속 과정을 2시간 편성하는데 그쳐, 지난해 총 7차례의 통관분야 교육에서 총 209명의 세관 직원만이 2시간 마약 기초교육을 받는데 그쳤다.

 

이마저도 현직에서 마약 적발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교수가 단순히 이론 중심의 마약교육에 나서는 등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마약수법에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올해도 작년과 같은 마약교육이 이어진다면, 공항만 통관업무 종사직원의 7% 정도만이 교육을 받게 되는 등 나머지 93%의 직원은 마약밀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한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채 업무에 나서야 한다는 한계에 봉착하게 됐다.

 

관세인재개발원은 마약단속 교육에 일대 쇄신이 필요하다는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다양한 밀수루트와 최신 밀수 트렌드에 대한 살아있는 교육’, ‘수출입통관 업무 직원 모두가 마약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착수했으며, 올해 4월부터 기존과는 확연히 다른 마약 교육과정을 도입해 시행중이다.

 

관세인재개발원이 올해부터 도입한 마약 단속교육은 기존의 수출입 통관 과정에 포함된 2시간짜리 마약 과목이 아닌, 일반 수입·특송화물·국제우편물·여행자휴대품 등 수출입 통관분야별 마약적발 기법·사례와 함께 마약 정보분석 기법, 마약 종류·특징 등 마약밀수 적발에 필요한 모든 정보들을 담아 2일 과정의 ‘수출입단계에서의 마약단속기법’ 교육과정을 신설했다.

 

신설된 마약 단속교육 과정은 △마약의 주요 특징 및 통관정책 방향(2시간) △통관분야별 마약단속 기법(8시간) △엑스레이를 통한 마약단속 기법(2시간) △마약정보분석 기법(1시간)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마약 여부를 판별하기 위해 각종 마약 분석기기가 각 통관구역별로 배치돼 있으나, 많은 직원들이 분석기기의 정확한 사용법을 알지 못해 사용을 꺼려하고 있는 점을 반영해 마약분석기기 사용법 등을 9개의 마이크로 러닝 학습 콘텐츠로 제작해 부족한 교육시간을 보완했다.

 

통관부서에 근무하는 세관직원이 새롭게 개편된 마약 단속교육 과정을 수료하면 마약 밀수루트에 대한 최신 사례와 함께 마약분석기기 사용법까지 학습할 수 있어 통관단계에서 마약 밀수를 적발할 수 있는 전문성과 역량이 크게 높아진다.

 

아무리 좋은 교육이라도 수강하는 인원이 적다면 효과는 반감될 수 밖에 없다. 기존의 집합교육과정은 시설 및 물리적 한계로 인해 과정당 30명 이내로 제한되는 등 많은 직원이 교육을 받을 수 없었다.

 

관세인재개발원은 2천500여명에 달하는 수출입통관 직원 모두가 마약단속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화상교육(ZOOM)을 착안해, 희망 교육생이 인원 제한 없이 모두 수강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일회성 교육이 아닌 매월 1회 정기교육을 통해 최대한 많은 교육생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마약단속 교육과정을 이수한 직원들의 만족도는 크게 높아졌다.

 

 

관세인재개발원이 수집·분석한 교육 만족도는 평균 95점에 달하며, 교육 추천지수도 종전 86.05점에서 96.92로 수직 상승했다. 또한 교육생 설문조사에서는 현장의 적발사례 위주로 교육이 구돼 실제 마약단속 업무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교육과정을 이수한 한 직원은 “내용이 아주 실용적이었고, 마약밀수입의 심각성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으며 또 다른 직원은 “적발사례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었고, 실제 적발시 행동요령을 알 수 있어 유익했다”고 후기를 남겼다.

 

교육과정에 대한 애정어린 조언도 이어져, 한 직원은 “해상화물과 수입통관 과정에서 마약 정보분석이나 적발사례 교육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으며 “좀 더 다양한 비대면 필수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한편, 세계 각국은 범람하는 마약 밀수를 척결하기 위해 자국 국경을 넘는 마약을 적발하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탈피해, 자국으로 향하는 마약을 밀반출국 현지에서 적발하는 능동적인 마약 단속에 속속 착수하고 있다.

 

관세청 또한 우리나라 주요 마약 밀수출국인 태국과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한·태국 마약합동단속(사이렌)에 나선 데 이어,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제2차 한·태국 합동단속을 실시해 사상 최대의 마약단속 실적을 기록했다.

 

관세청은 1차 합동단속과정에서 태국 통제본부에 7명의 정보요원을 파견하는 과정에서 해외정보요원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필요성을 인식했으며, 올해 최초로 글로벌 마약밀수 단속을 위한 해외 정보요원 양성과정을 개설했다.

 

관세청 전 직원을 대상으로 공모한 끝에 총 26명의 정보요원을 선발한 후, 어학능력은 물론 글로벌 마약밀수 공조 및 단속, 글로벌 마약 유통 현황, 해외정보요원 실무, 해외세관 네트워킹 요령 등 실제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실제로 이번 양성과정을 이수한 세관직원 5명은 올해 한·태국 2차 합동단속에 투입돼 많은 적발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해 게임과 교육이 결합된 품목분류 전자게임을 개발해 인사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관세인재개발원은 올해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체험형 마약찾기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터치스크린 방식인 마약찾기 게임은 △마약 밀반입·오남용에 대한 경각심 고취를 위한 대국민용 △내부 직원의 마약 적발능력 향상을 위한 세관직원 학습용 등 2가 버전으로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관세인재개발원은 세계관세기구(WCO) 아·태지역훈련센터(RTC) 자격으로 지난 2015년부터 매년 1~2회에 걸쳐 ‘관세행정 전문가 워크숍’을 개최 중으로, 올해에는 아세안 지역으로부터 마약 밀반입이 급증하는 점을 감안해 ‘마약조사 역량 강화 및 정보 공유를 위한 글로벌 마약 밀수 단속 확대’를 주제로 워크숍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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