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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17. (화)

관세

한 손에 방패 다른 손엔 불쏘시개, 커지는 관세청 역할론

마약청정국서 마약소비국 전락…'마약과 전쟁 원년' 선포

윤태식 관세청장 "모든 가용한 수단 총동원하겠다"

 

높아지는 해외 비관세장벽…무역 적자 행진에 한국 경제 비상등 

"수출기업 국제 경쟁력 지원, 수출활력 제고에 모든 역량 집중"

 

 

윤석열정부에서 관세청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관세청은 갈수록 범람하는 마약으로부터 국민건강과 사회안전을 지키는 한편,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 중인 무역수지를 플러스 전환시킬 수 있도록 글로벌 무역경쟁에서 수출동력을 다시 지피는 역할을 주문받고 있다.

 

지난해 관세청이 적발한 마약건수 및 중량은 총 771건 624kg으로, 2021년 초대형 마약밀수 2건을 제외하면 매년 기록적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과거 ‘마약청정국’의 위상을 누려왔던 한국은 ‘마약중개지’에 이어 이제는 ‘마약소비국’으로 전락한 상황이다.

 

마약 근절의 키워드는 국경단계에서 마약의 국내 밀반입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막는지에 좌우되는 만큼, 관세국경을 책임지는 관세청의 역할론이 강조될 수 밖에 없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지난달 2일 서울세관에서 마약밀수 단속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지금이 아니면 더 이상 기회가 없다는 비상한 각오로 올해를 마약과의 전쟁 원년으로 삼고, 관세청의 모든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해 마약과의 전쟁에 임하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관세청은 올해 마약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마약수사 전담인력을 기존 47명에서 126명으로 대폭 증원했으며, 마약수사 전담부서 또한 기존 2개 과에서 3개 과로 확대하고, 5개 지역본부세관을 모두 포괄하는 ‘마약광역수사체계’도 구축했다.

 

통관체제도 개편해 인천공항 등의 휴대품 검사체계를 ‘마약 등 불법·위해물품 적발’ 중심으로 재편했으며, 최대 밀수 경로인 국제우편에 대비하기 위해 ‘국제우편 마약단속 TF’를 신설했다.

 

마약 유통 특성상 반입지에서의 단속보다는 반출국에서의 근절 노력이 더욱 효율적인 만큼, 윤태식 관세청장은 마약단속 국제공조를 위해 지난달 15~16일 홍콩에서 열린 제1회 아태지역 고위급 마약단속 포럼에서 30여개국에 ‘글로벌 마약 단속망’ 구축을 제안했다.

 

또한 동남아 지역 내 최대 마약 밀반출국인 태국과 밀수 합동단속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시하는데 합의했다. 

 

올해 1월말 무역수지가 역대 최대 규모인 127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출전선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관세청은 수출동력을 일으키기 위한 불쏘시개 역할론을 자임하고 있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마약밀수 단속 종합대책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3일 부산세관에서 개최한 전국세관장회의에서 “올 한해 수출활력 제고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데 관세청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관세청이 이날 밝힌 수출활력 제고방안은 △수출기업 지원 강화(보세제도 규제혁신·FTA 활용제고·전자상거래 수출 확대) △해외 비관세장벽 해소(통관애로 해소·글로벌 관세협력 강화) △비상수출입 통관체제 운영(수입 원자재 신속통관 지원·수출관련 긴급조치) 등 3대 분야 7개 추진과제로 구성돼 있다.

 

관세청은 이번 제고방안을 실효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본청 내 수출지원단을 구성해 수출지원을 총괄하고, 5개 지역본부세관 별로 수출지원팀을 구성해 현장소통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국제경쟁력을 지원하기 위해 ‘복합물류 보세창고’를 신설하는 등 반도체 글로벌 수출기지로 활용될 수 있도록 보세화물 반입부터 수출절차를 기존 8단계에서 2단계로 대폭 간소화한다.

 

전자상거래 수출 확대를 위해 목록통관이 허용되는 세관을 기존 3개에서 전국 세관으로 확대했으며, 해외 비관세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내달 26~28일까지 전세계 60여개 주요 관세당국자와 국제기구관계자 등을 초청한 'K-Customs Week'를 개최한다.

 

국세청과 관세청, 양대 세정기관이 수출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최초로 세정지원 MOU를 체결하는 성과도 거뒀다.

 

관세청과 국세청은 지난달 24일 한쪽에서 모범납세자·일자리창출기업·AEO인증업체를 선정한 경우 두 기관에서 제공하는 세정지원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체결식 당일 윤태식 관세청장은 “앞으로도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수출 중소기업 지원과 해외 비관세장벽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제고하는데 역점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국민건강과 사회안전을 지키기 위해 마약으로부터의 방패 역할을, 글로벌 무역경쟁시대에 국내 수출기업의 국제경쟁력을 지원하기 위한 불쏘시개를 자임한 관세청의 역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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