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한영 조사, 1년 전보다 부정적 전망 40%p 늘어
최대 리스크, 원자재 기격 상승 및 인플레이션 꼽아
국내 기업인 10중 8명은 올해 한국경제를 어둡게 전망했다. 지정학적 갈등 상황에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高) 복합위기까지 겹쳐 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짙어졌다는 진단이다.
EY한영은 ‘2023 EY한영 신년 경제전망 세미나’에 참석한 국내 기업 고위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85%가 올해 한국 경제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조사 결과, 올해 국내 경제 성장을 ‘부정적’으로 본 답변은 64%였으며, ‘매우 부정적’이라는 시각도 21%에 달했다. 1년 전 동일한 조사에서 부정적 응답이 45%였던 것과 비교해 보면 40%포인트 늘어난 것. ‘보통’이라고 답한 비중은 10%였으며, ‘긍정적’으로 바라본 응답은 5%에 불과했다.
자사 경영실적에 대한 응답은 국내 경제 전망과 시각 차가 있었다. ‘올해 경영실적이 전년 대비 어떠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49%가 ‘다소 부정적’ 또는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긍정적’ 답변은 26%였으며, ‘보통’ 답변은 24%였다.
산업별 자사 경영실적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렸다. 화학산업과 부동산·건설사업은 각각 65%와 57%가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사모펀드와 의약·바이오·생명과학 산업은 부정적 전망이 각각 15%와 26%에 그쳤다.
올해 비즈니스 성장의 최대 리스크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62%가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확실한 통화정책 및 자본비용 증가(46%), 우수인재 확보의 어려움 및 영입비용 증가(38%), 지정학적 갈등 심화(23%) 등이 뒤를 이었다.
공급망 붕괴와 투입비용 상승,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지역화 및 파편화로 인해 비용 압박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용근 EY한영 대표이사는 “지정학적 갈등 상황과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高) 복합위기 아래에서 국내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기업들은 위기 속 생존과 성장을 위한 단기 및 장기 전략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며, 그 어느 때보다도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Y한영 전략컨설팅 특화 조직인 EY-파르테논의 변준영 APAC 전략컨설팅 리더 겸 EY한영 산업연구원장 역시 “기업들이 앞으로의 경기침체를 피할 수는 없기에 단순히 비용 절감을 위한 긴축 경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비즈니스 혁신을 통한 고효율화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해외사업 리스크를 해소하려면 공급망 다변화, 우방국가로의 이전 등 글로벌 사업구조를 재편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는 407명으로, 재직 중인 기업은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기업 40%, 자산 규모 5000억 이상 2조원 미만 기업 23%, 5000억 미만 기업 37%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