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연말정산 방식 또는 개인이 직접 신고하는 방식 중 선택
한국납세자연맹, 연말정산 문제점 지적
근로자 개인의 소득세를 회사가 대신 신고해주는 현행 연말정산제도를 개인이 직접 신고하는 방식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납세자연맹은 9일 “현행 연말정산제도는 사회적 이득보다 손실이 크다”며 문제점 10가지를 지목했다.
연맹에 따르면, 1974년 도입된 연말정산제도는 정부 신뢰도가 낮은 상황에서 세금을 조세저항 없이 효과적으로 징수할 수 있는 방법으로 회사가 근로자 개인의 세금을 대신 신고해주는 연말정산제도를 택했다.
연맹은 50년 가까이 시행된 연말정산제도가 ‘내가 낸 세금이 얼마인지, 내가 낸 세금이 낭비 없이 사용되는지’ 등 세법과 세금에 대해 무관심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민주시민으로서의 납세자 권리의식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또 회사가 근로자의 세금신고를 대신해 줌으로써 개인의 정치·종교·기부 성향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회사에 노출해야 하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아울러 근로자는 과다환급에만 몰두하게 돼 만약 개인이 부당공제를 받더라도 책임을 개인이 아닌 회사에게 물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성실납세 의식도 약화시킨다고 비판했다.
이밖에 근로소득과 함께 사업소득·기타소득·이자소득·배당소득이 있는 복수소득근로자는 어차피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개인이 해야 하기 때문에 이중으로 세금신고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비효율성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연맹은 장기적으로 연말정산을 폐지하고 개인이 직접 소득세 신고를 해야 하며, 단기적으로는 개인이 현행 연말정산제도를 이용할지 아니면 본인이 직접 소득세 신고를 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도록 옵션을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연말정산제도는 전 세계적으로도 한국, 일본 등 극히 일부만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미국, 캐나다, 스웨덴, 덴마크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근로자가 직접 소득세를 신고한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