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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18. (수)


“선생님 차를 이쪽으로 대시면 안되죠!”
“아 그러면 어떻게 하란 말이예.”
“아주머니, 좀 기다렸다 차를 빼시죠.”

지난달 25일 1기 부가세 확정신고 마감일에 某 세무서에서 벌어진 주차안내 직원과 납세자들 사이에 오고간 말들이다.

지난달 2일부터 각 일선 세무서 세원1과는 부가세 신고관련 업무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관내 각 납세자들에게 일일이 안내문을 발송하고 세무대리인을 통한 세정간담회 개최, 지역 유관단체장을 초청해 회의를 개최하는 등 나름대로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국세청은 1기 부가세 신고의 차질없는 마무리를 지시했고, 시달받은 각 관서는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벌여 이번 신고 때에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역시나 달라진 것은 없었다.

D세무서 한 관계자는 “지역담당제가 지난 99.9월에 폐지되고 기능별 조직으로 개편된 마당에 각종 신고마감 때의 광경은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면서 “신고마감 때에 임박해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정말 이상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확정신고 마감일에 갑자기 몰려든 납세자들로 인해 당사자들은 물론이거니와 이를 안내하는 납세지원과를 비롯한 각 과 직원들도 삼복 더위에 매우 짜증스러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T세무서 세원1과장은 “과거 지역담당제 시절에 납세자들이 조금이라도 세금을 덜 내겠다는 욕심에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여가며 신고서를 작성했다”고 말하고 “이로 인해 일부 납세자들은 신고일에 임박, 복잡한 틈을 타 접수했다고 하지만 현재 자율신고제로 바뀐 이후에도 그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S세무서 관계자는 “관서에서 친절세정을 펼친다고는 하지만 그와 맞물려 납세자들의 의식도 한층 성숙해져야 한다”며 “신고 때의 북새통도 문제지만 BMW 벤츠 등 외제차를 몰고 와 신고할 금액이 없다고 발뺌하는 납세자들을 볼 때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이번 1기 부가세 확정신고를 지켜보며 民과 官사이의 간격은 좀처럼 좁혀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벌어진 간격이 좁혀지는 때가 비로소 `정도세정'이 정착되는 시기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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