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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18. (수)

신고서 자기작성교실의 에어컨


“올해 나이가 60이라 잘 모르겠는데 대신 좀 작성해 줘요.”
“안됩니다. 본인이 직접 작성하셔야 합니다.”
“세무서에서 너무 딱딱하게 굴게 뭐 있소. 탈세도 아니고 무더운 날 이곳까지 직접 찾아 왔는데.”

최근 강남 某세무서의 신고서 자기작성교실에서 벌어진 납세자와 세무서 직원간의 반 실랑이 성격의 대화가 오고간 장면이다.

소득세 확정신고와 관련해 세무서 직원들은 난처할 수밖에 없다.

원칙상 납세자들이의 신고서 작성에는 도움말만 줄 뿐 직접 대리 작성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본연의 업무를 보다가 교대로 납세자들을 돕기 위해 잠시 지원나온 상태에서 직원들은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받는 게 다반사이고 납세자들의 입장에서도 급한 상황에서 그저 아쉬울 뿐이다.

30년 넘게 되풀이되어 온 우리 나라의 세금신고 모습 중의 한 단면이다.

올해는 이전과는 달리 우편 신고분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라고 한다.

세무서 관계자들에 따르면 짧은 신고기간 동안 큰 혼잡을 피하기 위해 세무대리인을 통한 신고서 작성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각 일선 관서에서는 지역신문 및 방송, 아파트 관리사무실, 동업자단체 등을 통한 홍보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밖에 국세청 콜센터와는 별도로 각 서별 전화 상담팀 운영을 적극적으로 운영했다.

“더운 초여름에 납부실적을 높이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면서 “납부비율 목표는 95%인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걱정”이라고 말한 某 관계자의 말이 더욱 안타깝게 들린다.

세정개혁 3년째인 올해, 기본적인 국세청의 업무인 국세 징수를 위한 세금 신고와 납부에 있어 보다 효율적이고 편리한 방법이 강구되기를 납세자와 일선 세무서 직원들 모두가 희망하고 있다. 신고서 자기작성교실에 납세자들을 위해 가동시키고 있는 에어컨은 현행 번잡한 신고 업무의 해결책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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