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5.08.04. (월)

최근 국세청이 발표한 주요 물품출고동향을 살펴보면 예사롭지 않다.

이들 물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주류분야이다. 국내 주류소비패턴이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소득계층의 양극화를 반증해 주는 것으로 보여진다.

서민층의 대표주로 각광받던 소주는 지난해 1월 주세율이 35%에서 72%로 껑충 뛰어올라 서민 소비자들에게 `서운함'을 주기도 했다.

반면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도 양주 소비는 오히려 스탠더드보다는 고급 위스키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실제 지난해 양주의 출고량은 전년대비 28.7%나 늘어난 2천1백26만병으로 나타났다. 물론 위스키 세율이 1백%에서 소주와 같은 72%로 대폭 내린 탓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소비·유흥문화가 외환위기 전으로 돌아가고 있지 않는냐는 우려의 시각에서 본다면 결코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동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근 유가상승으로 인한 휘발유 차량의 구매는 대폭 감소했지만, 오히려 값싼 LPG 원료를 사용하는 차량은 크게 증가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기존 보유 차량을 새 차로 바꾼 탓도 있겠지만, 연료비 절약차량에 대한 욕구가 날로 증가하는 것도 한 몫을 했다는 지적이다. LPG에 붙는 특별소비세액이 전년대비 무려 15.8% 증가한 1천억원에 육박했다는 것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물론 경제적 사정이 나아져 양주 소비가 늘고, 값이 저렴한 LPG 사용이 증가해 세수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지사일 수도 있다. 또한 경기 침체시에 건전한 소비는 생산 활동을 촉진시키는 촉매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경제여건을 고려하면 이 같은 수치는 바람직하지 못한 징후로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말 국세청이 로데오거리 일대에서 활개치는 호화·사치생활자와 폭리 탈세 업소를 대상으로 `사정의 칼'을 뽑은 것 또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급증하는 양주 출고량 수치 속에 아직도 `과소비 거품심리'가 살아있는 것 아닌가 싶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