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5.08.04. (월)

끊겨지는 연결납세제 논의

지난 13일 오후 2시. 대한상공회의소 1층 국제회의실에서는 연결납세제도 도입방안과 정책과제에 대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세무사 회계사 등 관계자 1백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심포지엄은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긴 열띤 격론의 장이었다.

연결납세제도는 자회사와 계열회사 등 관련회사가 공동으로 납세하는 제도이다. 연결납세제도가 도입되면 기업그룹 전체의 합산된 이익금에 과세된다. 현행 개별기업신고납세제도하에서 기업의 결손으로 납부대상에서 제외되는 것과는 크게 다르다.

이날 행사는 연결납세제도에 대한 첫 학술토론회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지난 '99년 지주회사제도가 허용된 이후 이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연결납세제도의 논의가 사실상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본격화된 셈이다.

주제발표자는 갖가지 요인을 들어 현재 우리 실정에서 연결납세제 도입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그러나 토론회에 참석한 학계 업계 지정토론자들은 연결납세제도는 조세형평이나 기업들의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발제자의 반론을 제기하며 서둘러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이때 정부측 관계자로 나선 노형철 재정경제부 법인세과장은 “제도 시행에 있어 신중함을 기해야 하고, 현 우리 실정에서는 곧바로 도입하기 힘들다”며 유보적 견해를 밝히자 달아올랐던 심포지엄장에 곧 냉기가 돌았다.

물론 정부측에서도 그만한 속사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연결납세제도를 서둘러 시행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 것은 `과연 정부는 기업구조 개혁의지가 있는가'라는 의문을 품게 하기에 충분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는 식'의 `操身行政'은 21세기 경쟁력 강화측면에서 볼 때, 구시대적 관행의 답습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내년 2월까지 기업 구조조정을 마무리짓겠다는 정부가 연결납세제 시행을 언제까지 지체할 것인지 우려된다. 지금 가야할 길은 바쁜데 말이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