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새해 세무사들끼리 덕담을 나누고 사업 번창과 건강을 기원하는 자리인 한국세무사회 신년인사회는 최근 납세자·세무사들의 최고 관심사인 양도소득세 교육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신년인사회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한순간에 비장하게 흘렀다. 이창규 회장이 내빈 소개 후 작심하고 헌재 헌법불합치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절규했기 때문이다.
한국세무사회(회장·이창규)는 8일 회관 6층 강당에서 신년인사회를 가졌다. 이날 11시 신년인사회에 앞서 6층 강당에서는 10시부터 200여명의 세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양도소득세 최고 전문가인 한연호 세무사가 '임대주택과 비과세 및 과세특례'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특강이 끝나자마자 진행된 신년인사회에서 이창규 회장은 차분하게 내빈들을 소개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 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정부·양창영·윤영선·김종열 한국세무사회 고문, 나오연·신상식·구종태·임향순·정구정 전 한국세무사회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해 새해 힘찬 출발을 기원하고 축하했다.
내빈 소개 후 신년사를 하러 단상에 오른 이창규 회장은 미리 배포된 신년사로 갈음한 후, 내빈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있기까지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회장은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은 명백히 헌법학자의 통설과 이전의 판결을 뒤엎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위헌법률 제청을 하고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린 사람들은 이 법으로 인한 이익을 직접 얻는 이해당사자들이며 제척대상자들이라고도 했다.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는 내내 이어졌다.
이 회장은 "세무대리에 대한 전문성과 능력을 가진 변호사가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런데 국회에서 변호사와 이해관계가 있는 법안처리 과정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국회의원 밖에 없다. 국회의원들이 납세자와 국민의 편에서 보완 입법하고 심의하도록 간절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신년사 내내 비장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식장에 흘렀지만, 이어진 국회의원들의 축사가 진행되자 한순간에 풀렸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영상 축하 메시지에 이어 가장 먼저 단상에 오른 박지원 의원은 "집권 여당 김진표·우원식 의원, 제1야당 이종구·김광림 의원이 있는데 박지원을 맨 먼저 인사시키는 것은 제가 이분들보다 훨씬 세무사 일을 더 많이 도왔기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러면서 "이창규 회장이 절규하는데 모든 게 다 옳다. 의원들이 약자 편에 서서 정의로운 일을 하는 것이 국회 임무라고 생각한다. 법사위는 제가 지키겠다"며 적극 지원의사를 표명했다.
박 의원은 나중에 퇴장하며 또다시 마이크를 잡아 "지방에서 의원들을 많이 찾아가세요. 그러면 된다"고도 했다.
이어 김진표 의원은 "기왕에 세무사법을 고칠 수밖에 없으니, 그렇다면 두 가지 다 열어줘야 한다. 세무사의 조세소송대리권도 입법하고 일정 조건을 갖춘 변호사에게 조정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구 의원은 "저희들한테 맡겨주면 잘 하겠다. 한국당은 저하고 김광림·추경호 의원이 전부 기재위 세법심사 소위에 들어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세무사와 납세자들의 권익을 최대한 보호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광림 의원도 "세무사회의 오랜 숙원사업이 기재위에서 잘 통과되고 법사위에서는 정치9단 박지원 의원께서 교통정리를 잘 해줄 것으로 믿고, 금년에는 틀림없이 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우원식 의원은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 힘이 약한, 피해를 당하는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균형감 있게 만드는 것이다"며 "변호사와 세무사의 관계에 있어 을은 세무사인데, 그래서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사람을 잘 도와 균형이 선다는 관점에서 서 있는 많은 의원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신년인사회가 끝날 무렵 도착한 유승희 의원도 큰 절을 하며 세무사회의 적극 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이날 신년인사회에서는 장락·유해진·김유신·이태희·김성휘·강병수·정철용 세무사 등 64명이 한국세무사회장 공로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