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오는 8일부터 한진해운이 담당해오던 삼성·LG 등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 처리에 적극 나선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불거진 물류처리 혼란이 다소 완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상선은 오는 8일 미주 서안으로 출항하는 자사 4600TEU급(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 선박에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수출 화물이 선적된다고 5일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간 해상물동량의 40%, 20% 이상을 각각 한진해운을 통해 처리해왔다. 주로 TV, 냉장고, 에어컨 등 백색가전을 해상으로 수출했다.
그러나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이 회사 선박에 대한 입출항금지, 하역거부 사태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며 삼성과 LG도 발만 동동 굴러왔다.
한진해운 선박에 이미 실린 화물들은 해상에 표류하고 있고 국내에서 선적이 예정돼있던 물량 또한 기약 없이 대기하고만 있는 상황이다.
이에 현대상선은 지난 1일 자로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운송 차질 및 화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비상상황실을 가동하고 대체 선박을 급파하기로 했다.
미주노선에는 8일 출항 예정 선박을 포함해 총 4척의 4000TEU급 컨선이 투입된다. 매주 목요일 1척의 선박이 광양, 부산 등 국내 항을 출발하는 정기 일정으로 이들 선박은 미주를 거쳐 약 한 달 뒤 국내로 들어오게 된다.
구주노선의 경우 아직 구체적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6000TEU급 컨선 9척이 투입될 예정이다. 화주의 적극적인 대응과 신속한 운송을 위해 일단 부산-유럽 주요 항구를 우선 기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한진해운 사태 이후 현대상선 선박을 대체로 긴급 투입하는 것과 관련해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 외에도 중소 수출업체들의 선적 문의 또한 지속하고 있다"면서 "향후 발생하는 물동량 변화 및 화주들의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선박을 배치,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상상황실의 경우 향후 물류 대란이 안정화할 때까지 가동할 예정이며 주요 화주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운송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까지 수출화물 물류애로 신고센터에 접수된 피해신고 수는 총 32건, 금액으로는 1138만달러(한화 약 126억원)에 달했다.
한진해운 사태로 물류 대란이 일자 무역협회는 지난 1일 신고센터를 설치했는데 첫날 15건, 둘째 날 10건이 신고된 데 이어 주말에만 총 7건이 추가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