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계의 교과서'로 통하는 헝가리의 거장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시프(63)가 2년 만에 내한공연한다.
공연기획사 마스트 미디어에 따르면 시프는 10월23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국 청중과 다시 만난다.
2008년 첫 내한 이후 2011년, 2014년 총 세 번 한국에서 독주회를 열었다. 이번 네 번째 독주회는 '올 바흐 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바흐 작품만 들려준다. 일찌감치 바흐의 작품으로 주목받은 그는 2007년 영국 왕립음악원이 바흐 작품의 최고 해석자에게 수여하는 바흐상을 받았다. '바흐 스페셜리스트'인 셈이다.
시프 역시 "바흐는 백과사전에서 볼 수 있는 열정을 지닌 작곡가"라며 "바흐는 나에게 가장 소중한 작곡가다. 평생 그와 함께 해왔고, 그와 함께 매일 아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독주회를 위해 선택한 바흐의 작품은 '이탈리아 협주곡, BWV971'과 '프랑스 서곡, BWV831' 그리고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 988'다.
세 작품 모두 시프가 처음 세계무대에서 주목 받았던 1980년대부터 꾸준히 연주하던 곡들이다. '이탈리아 협주곡, BWV971'과 '프랑스 서곡, BWV831'은 그의 디스코그래피의 형성 초기였던 1993년 데카 레이블을 통해 녹음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 988'은 시프가 꾸준히 연주해온, 대표 레퍼토리 중 하나다. 그는 이 작품에 대해 "이 작품은 몇 번이고 반복할 수 있는 여행들 중 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프는 과거 쳄발로의 대가 조지 맬컴에게 이 악기를 배웠다. 16~18세기에 널리 쓰인 건반 악기로 피아노의 조상 격이다.
바흐의 시대에는 사실 지금의 피아노로 그의 작품이 연주되지 않았다. 포르테피아노나 쳄발로 등이 통용되던 시대다. 이 악기에 대한 이해가 바흐 작품을 연주하는데 필수로 여겨지고 있는 이유다.
마스트미디어는 "시프는 이 시대의 악기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쳄발로에 맞는 프레이징과 터치를 연구해 오늘날의 피아노를 통해 그 시대의 연주법을 바탕으로 한 음악을 들려준다"고 소개했다.
시프는 하지만 딱딱한 연주를 선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바흐의 음악에 담긴 영혼은 모든 세대를 매혹시킨다"며 "오로지 감성적으로 바흐를 연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