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삼성중공업이 인력비 절감을 위해 내년부터 순환 무급휴직에 들어간다.
25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날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오는 2017년부터 순환 무급휴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기재했다.
해양플랜트 부실로 재무상태가 크게 나빠진 이 회사는 지난 5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책을 제출한 바 있다.
당시 비핵심 자산 매각, 인력 조정, 유상증자 등의 계획은 공개됐으나 이 회사가 순환 무급휴직까지 염두에 뒀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밝혀졌다.
계획대로 순환 무급휴직이 진행된다면 이는 지난 1974년 삼성중공업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언제 이를 시행할지, 일반직과 생산직 중 적용 범위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순환 무급휴직 계획은 지난 5월 산업은행에 제출했던 자구책에도 포함됐던 내용"이라면서 "내년에 무급휴직을 무조건 한다기보다는 수주부진 등의 상황이 계속할 경우 이를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구체화된 부분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해양플랜트 부문 부실로 지난해에만 1조5000억원의 영업적자를 쏟아냈던 이 회사는 올해 들어 단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수주절벽에 직면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가 급감한 영향도 있지만 국내 주요 조선사들 가운데 실적 제로(0)를 기록하고 있는 회사는 삼성중공업이 유일하다.
이 회사는 올해에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52억7000만달러치 선박 수주를 목표하고 있는 데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순환 무급휴직도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향후 수주가 더욱 줄어들 것을 대비해 희망퇴직 및 외주화를 통한 인력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말 기준 1만2000여명의 직원 수를 희망퇴직을 통해 오는 2018년까지 차례로 1만여명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당장 지난 2분기에만 1392명의 삼성중공업 직원이 이같은 명목으로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