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도 있고 '덕혜옹주'도 있다. 이주에 개봉한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스타트렉 비욘드'와 1000만 영화 '부산행'의 프리퀄 애니메이션 '서울역'도 있다. 여기에 로빈 윌리엄스도 있다. 지난 2014년 세상을 떠난 이 뛰어난 배우의 작품 두 편이 재개봉했다. 윌리엄스의 대표작이라고 불러도 손색없는 영화인 '죽은 시인의 사회'(1989)과 '굿 윌 헌팅'(1998)이다.
◇"오, 캡틴. 마이 캡틴"…'죽은 시인의 사회'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현재를 즐겨라'라는 의미의 이 라틴어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통해 유행처럼 번졌다. 사실 이 말에는 매우 염세적인 세계관이 담겨있다. 하지만 우리의 캡틴 '존 키팅'(로빈 윌리엄스)이 영화에서 이 말을 사용하면서 '삶을 즐기라'라는 말로 재탄생했다. 그만큼 이 영화와 키팅이 던진 메시지는 강렬했다.
영화는 미국의 명문 웰튼 아카데미에 이 학교 출신 교사 존 키팅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안정적인 삶만을 강요하는 기존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스스로 갈 길을 정해 자기 뜻을 펼치기를 바라는 키팅의 가르침에 학생들의 마음은 점점 흔들린다.
영화 내용만 좋은 게 아니다. 이선 호크·로버트 션 레너드·조시 찰스 등 이제는 중년 배우가 된 이들의 젊은 시절을 볼 기회도 된다. 중·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자녀들과 이 영화를 함께 보러가는 것도 좋은 주말을 보내는 방법일 것이다.
◇이건 마치 올스타전…'굿 윌 헌팅'
상처가 있는 반항아, 하지만 그의 두뇌는 천재적이다. 세상으로부터 마음의 문을 닫은 그는 그를 두 팔로 끌어안은 스승 덕분에 세상으로 나아가 자신의 재능을 선보인다.
'굿 윌 헌팅'의 서사는 따뜻하고 사려 깊지만, 그 자체로 탁월하다고 보기 힘들다. 그보다도 이 영화의 매력은 뻔한 이야기도 그렇게 보이지 않게 만드는 연출과 연기다. 여기에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른 로빈 윌리엄스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가 한몫했다는 건 말할 것도 없다.
흥미로운 건 이 영화를 만든 이들의 구성이다. 윌리엄스뿐만 아니라 이제는 거장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거스 밴 샌트가 연출을 맡았고,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은 이 영화 각본을 쓰고 출연도 했다. 두 배우는 심지어 이 영화로 아카데미 각본상까지 받았다.
연출과 각본, 그리고 연기까지 삼박자가 맞았던 작품이 바로 '굿 윌 헌팅'이다. 이 영화를 극장의 큰 화면으로 볼 기회는 흔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