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애와 우정, 모험과 도전이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와 주제에 대한 영화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심각하기만 한 건 아닙니다. 아주 유머러스한 작품이기도 해요. 모두가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SF 시리즈 '스타트렉'의 최신작 '스타트렉 비욘드'를 연출한 저스틴 린(45) 감독은 이번 작품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한국 관객에게 빨리 선보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열린 '스타트렉 비욘드' 기자회에는 린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인 크리스 파인·재커리 퀸토·사이먼 페그 등이 참석했다.
이 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은 우주 비행선 '엔터프라이즈'호(號)의 부함장 '스팍'을 연기한 퀸토는 "이 멋진 프랜차이즈 영화의 본질은 인류에 대한 인본주의적 희망이다. 그래서 이 시리즈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퀸토가 '스타트렉' 시리즈를 힘주어 이야기한 것은 이 작품의 역사와도 관련이 있다. 미국 드라마 작가 진 로든버리(1921~1991)가 '스타트렉'을 탄생시킨 건 1966년이다. 이후 '스타트렉'은 TV 시리즈와 영화로 만들어지며 '스타워즈' 시리즈의 함께 SF 양대 산맥으로 인기를 누렸다.
올해는 이 '스타트렉' 시리즈가 50주년을 맞는 해다. 그러니 '스타트렉 비욘드'에 대한 주연 배우들의 애정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영국의 각본가이자 배우인 사이먼 페그 또한 이 시리즈를 "통합과 다양성을 상징하는 작품이며 관용과 평등에 관한 이야기"라고 추어올렸다.
'스타트렉' 리부트(reboot·전작들과의 연결성 없이 새롭게 다시 시작)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스타트렉 비욘드'는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엔터프라이즈호가 그들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하고 또다시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앞선 두 작품과 비교해 새로운 세계에 대한 탐험이라는 이 시리즈의 상징적 주제에 가장 맞닿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린 감독은 "사이먼 페그, 각본가 더그 정과 함께 새로운 '스타트렉'을 어떻게 만들지 런던에 있는 페그의 집에서 몇 달간 함께 먹고 자며 논의했다"며 "그 결과, 이 영화를 다시 시작하고 싶었고 영화를 해체하고 캐릭터를 해체하는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작들이 주로 엔터프라이즈호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에는 엔터프라이즈호 외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또 이 시리즈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엔터프라이즈호는 우주에서 산산이 조각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이 시리즈의 오래된 팬들은 "이건 스타트렉이 아니다"며 제작진에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스타트렉 비욘드'에는 이렇게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에 관한 이야기가 있기에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이전 작품들을 보는 게 좋다. 하지만 이 작품은 시리즈가 아닌 단독 영화로서도 충분한 매력이 있다는 평가다.
최상급 SF 액션 블록버스터로서의 볼거리와 함께 크리스 파인이 연기한 함장 '커크', 퀸토가 맡은 부함장 '스팍', 페그가 책임진 수석 엔지니어 '스코티' 등 다양한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 또한 이 영화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다.
이렇게 캐릭터의 관계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이유는 각본의 힘도 있지만, 연기하는 배우들의 뛰어난 호흡에서도 찾을 수 있다. 리부트 시리즈의 배우들은 2009년부터 7년 동안 이 작품에서 함께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세 배우는 남다른 우정과 동료애를 보여주는 발언을 반복해서 쏟아내며 이 시리즈가 맺어준 인연을 강조했다. 크리스 파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일한다는 의미가 가장 크다"고 했다. 퀸토와 페그 또한 파인의 말에 모두 동감한다고 했다.
'스타트렉 비욘드'는 18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