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진(29·LH)이 4년 전 겪었던 아픔을 올림픽 2관왕으로 바꿨다. 4년간 절치부심한 결과다.
장혜진은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독일의 리사 운루를 6-2(27-26 26-28 27-26 29-27)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8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장혜진은 개인전 금메달까지 거머쥐면서 2관왕에 등극했다.
4년 전 맺혔던 '한(恨)'을 모두 풀어내는 금메달 2개다.
한창 런던올림픽 국가대표를 선발하던 2012년 봄은 장혜진에게 혹독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당시 장혜진은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4위에 그쳐 상위 3명에게 주어지는 올림픽행 티켓을 아쉽게 놓쳤다.
한국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은 흔히 '올림픽 금메달'보다 어렵다고들 한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불릴 정도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도 이듬해 대표팀 승선을 장담할 수 없다. 2012년 런던올림픽 2관왕인 기보배(28·광주시청)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장혜진은 당시 대표 후보 선수 최종 4명에 이름을 올렸지만 막판에 최현주에 밀렸다.
런던행 비행기를 타지 못한 장혜진은 한국에서 대표팀의 경기를 지켜봤다. 기보배가 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을 석권해 2관왕에 등극하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봤다.
장혜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4년간 절치부심했고, 다시 국가대표 선발전에 도전해 활시위를 당겼다.
올해 4월, 7개월에 걸친 리우올림픽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이 끝났을 때 장혜진의 순위는 3위. 턱걸이로 국가대표 승선에 성공했다.
장혜진은 국가대표 선발전이 끝난 후 눈물을 펑펑 흘렸다. 4위로 탈락한 강채영을 찾아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자신의 4년 전이 떠오른 것이다.
그렇게 돌고돌아 올림픽 무대에 선 장혜진은 생애 첫 올림픽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올림픽 양궁 최초 개인전 2연패에 도전하는 기보배에 가려있던 장혜진은 자신감을 앞세워 2관왕에 올랐다.
단체전에서 한국대표팀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거침없이 활시위를 당겼을 뿐 아니라 개인전 준결승에서 기보배를 7-3(19-25 27-24 27-24 26-26 28-26)으로 꺾으며 결승 무대를 밟았다.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장혜진은 지난 8일 단체전에서, 이날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4년 전 아픔을 모두 날려버리는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