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대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을 노리는 신태용호가 본선 조별리그에서 만만치 않은 팀들과 만나게 됐지만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는 이점을 취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10시(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마라카나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축구 조 추첨 결과 멕시코, 피지, 독일과 C조에 속했다.
대진 자체는 편치 않다. 세계 축구 강국으로 꼽히는 독일과 전 대회 우승팀인 멕시코와 경쟁을 펼쳐야한다. 그나마 피지와 한 조에 속한 것이 위안이다.
그러나 대진 일정 자체는 괜찮은 편이다.
첫 상대가 피지다. 한국은 8월5일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테 노바 아레나에서 피지와 1차전 경기를 치른다.
인구 100만이 채 되지 않는 피지는 올림픽 출전이 처음이다. 한국과 올림픽대표팀간 맞대결을 펼친 적은 없으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82위로 한국(56위)에 비해 몇 수 아래로 평가된다.
올림픽 대표팀은 23세 이하(U-23)로 꾸려진다. 젊은 선수들이 첫 경기에서 자신감을 얻는다면 상승세를 등에 업고 연달아 승전고를 울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신 감독도 피지와 1차전에 대해 "올림픽 첫 경기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라고 평했다.
독일·멕시코의 전력을 살필 기회가 있다는 것도 이점이다. 독일과 멕시코는 타 대륙 팀인 만큼 가까이서 전력을 살펴볼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독일과 멕시코가 1차전을 벌이면서 신태용호가 두 팀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여유가 생겼다.
한국은 8일 독일과 2차전 경기를 치른 뒤 사흘 뒤 멕시코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맞붙는다.
장거리 이동을 최소화했다는 점도 신 감독의 마음을 가볍게 했다.
브라질은 한국보다 약 85배나 큰 면적을 자랑한다. 땅이 넓은 만큼 자칫 장거리 이동으로 컨디션 조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
신태용호는 피해를 최소화했다. 브라질 사우바도르에서 1~2차전을 치르고 브라질리아로 넘어가 3차전을 치른다. 사우바도르와 브라질리아는 비행기로 약 3시간 걸린다.
D조에 속한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면 한국의 이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일본은 브라질 마나우스에서 포르투갈·알제리와 1~2차전을 벌이고 사우바도르로 이동해 온두라스와 3차전을 치른다. 마나우스에서 사우바도르로 가기 위해서는 약 6시간의 비행을 거쳐야한다.
이동거리 부담을 줄인 만큼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본신의 실력을 발휘할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신태용호는 지난 2012년 런던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선배들의 발자취를 좇고있다.
조추첨 결과 경기 외적인 면에서 이점을 챙겼다. 남은 것은 경기장 안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