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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5.2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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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계, 대마초 광풍 불까?

힙합가수들의 대마초 스캔들이 또 터졌다. 가요계는 마약 광풍이 이어서 불어닥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앞서 2011년 힙합가수 크라운제이와 힙합 듀오 '슈프림팀' 멤버 이센스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적발되면서 힙합계에는 대마초 경계령이 내려졌다.

그러다 지난해 힙합 가수 범키가 엑스터시를 투약했다는 혐의로 유죄를 받으면서 힙합계에 마약 관련 거센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센스는 다시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지난해 징역형을 선고받고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범키는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대마초를 수차례 흡연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10명에는 유명 래퍼 겸 프로듀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대거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엠넷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시즌3 준우승자인 아이언은 이름이 공개됐다.

앞서 힙합 기반의 인기 아이돌 그룹의 리더가 대마초에 대한 양성 반응이 나오고 또 다른 아이돌 걸그룹 멤버가 암페타민을 밀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던 만큼 가요계의 눈과 귀가 쏠린 상황이다.

특히 가수들 뿐 아니라 작곡가, 공연기획자, 가수 지망생 등도 함께 경찰에 붙잡혀 힙합계에 대마초 흡연 문화가 전반에 걸쳐 퍼져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항상 대중에 대한 노출로 스트레스와 조울증을 감당해야 하는 연예인은 대마초 등 마약에 연루될 위험이 당연히 크다. 또 창작의 고통을 호소하며 환각제 등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

그 중에서도 힙합가수들은 미국 문화의 큰 자장권 아래에 있어 자유롭다는 인식이 강하다. 심한 욕설과 여성 비하 등의 시비에도 자주 휩싸인다. 하지만 흑인들의 사회 저항 의식이 밑바탕에 깔린 장르인 만큼 도덕성보다는 음악성에 좀 더 무게중심이 쏠린 경향이 있었다.

이로 인해 사생활이나 작업 과정보다는 음반과 공연 등 결과물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암암리에 마약과 관련 표적이 돼 온 것도 있다.

일각에서는 확대 해석이라며 이런 시선에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힙합가수들이 대마초 흡연 혐의를 받고 있음에도 활동을 하고 음반을 내는 등의 최근 활동 흐름에 대해 시비가 불거지면서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범키는 유죄 판결을 받고 재판을 진행 중임에도 지난 1월 정규 앨범 '유-턴(U-TURN)'을 발매했다. 이센스는 지난해 구속 수감 전에 작업한 음반 '디 애닉도트(The Anecdote)'를 옥중에서 발표, 지난 2월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음반상과 최우수 랩&힙합 음반상을 받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음악은 별개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음악적 완성도가 면죄부를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최근 힙합에 기반한 아이돌 그룹이 늘어나는 등 청소년들 사이에서 힙합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힙합문화의 부정적인 측면에 어릴 때부터 무감각해지면 결국 커서도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걱정했다.

힙합이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대마초 스캔들이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냐는 안타까움을 섞은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엠넷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등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이 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쌓였다. 음지 또는 언더그라운드 문화로 여겨져온 그간의 흐름에 비춰 상당한 진전이다. MBC TV '무한도전'에서도 힙합을 다뤘고, JTBC는 평균 65세 할머니들이 출연하는 대중적인 힙합 프로그램 '힙합의 민족'을 론칭한 상황이다.

중견 힙합 레이블 관계자는 "힙합에 대한 관심이 이제야 늘어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다"며 "아이돌 그룹 위주의 댄스 음악에 편중된 한국 대중음악 시장이 조금 다양화되나 싶었는데 이번 경찰의 대마초 수사 결과로 착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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