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 넥슨 주식을 팔아 막대한 시세차익을 본 사실이 알려져논란을 일으킨 진경준(49)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이 "주식 투자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31일 해명했다.
'주식 대박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된지 3일만에 뒤늦게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이다.
진 검사장에 따르면 그는 2005년 외국계 컨설팅 업체에서 일하는 대학친구 소개로 당시 비상장업체였던 넥슨 주식을 다량 매입했다. 진 검사장이 사들인 주식 가격은 당시 액면가(500원) 이상으로 본인 외에도 친구 여러명이 동일한 가격에 넥슨 주식을 샀다.
진 검사장 보유 주식은 이후 액면가 분할 등을 통해 수가 늘었고 지난해 매도 직전엔 무려 80만1500주까지 불어났다. 진 검사장은 애초 매입 주식 수는 밝히지 않았다.
이후 10년 동안 이 주식을 보유했던 진 검사장은 지난해 검사장 승진을 해 처음 재산공개를 했고, 주식 보유와 직무 관련성을 따져보기 위해 주식 백지신탁위원회에 판단을 맡겼다. 당시 신탁위는 진 검사장 주식 보유는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판정했다.
진 검사장은 그러나 고위 공직자가 이처럼 주식을 다량 보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스스로 판단해 지난해 이를 모두 팔아치웠다. 매도금액은 총 126억461만원으로, 팔기 직전 대비 차익이 37억9853만원에 달했다.
진 검사장이 주식을 팔면서 늘어난 재산은 국회의원을 제외한 고위 공직자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다. 진 검사장은 주식 매각액 외에도 서울 강남 아파트(7억원), 아파트 전세권(15억원) 등 총 156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진 검사장은 "개인간 (주식) 거래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매입가격과 규모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 자금원은 기존 재산이었고 원천을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다 밝혔다"며 "일부러 숨긴 사실이 없으며 그동안 대상자가 되지 않아 (주식보유 사실이) 공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식은) 10년간 장기투자 취지로 보유했다"며 "(그간) 어떤 보직에서도 주식 매입 회사와 관련한 업무를 처리하거나 영향을 미친 적은 전혀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 고위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공직자가 주식에 고액을 투자했다는 것만으로도 도덕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무엇보다 당초 의혹이 제기됐을 때 곧바로 해명하지 않고 3일이나 지난 뒤에야 입장을 밝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진 검사장은 넥슨 주식 매입을 주선한 대학친구와 주식을 함께 매입했다는 친구들의 실명도 밝히지 않았다.
앞서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지난 25일 진 검사장 재산이 지난해 12월말 기준 156억5600만원으로 전년도 116억여원 대비 40억원 가까이 늘었다고 공개했다.
이어 사흘뒤인 28일 한겨레신문은 진 검사장이 넥슨 주식을 매입할 당시는 비상장 기업으로 일반인 접근이 쉽지 않았던 점을 들어 투자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