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5.05.26. (월)

기타

기업 10곳중 4곳, 단체협약에 위반사항 포함

국내 기업 10곳 가운데 4곳 이상은 단체협약 중에 위반사항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노조만을 유일 교섭노조로 인정한다거나 소위 '고용세습' 비판을 받는 '우선·특별채용' 조항이 있는 기업도 각각 4/1 이상에 달했다.

고용노동부는 100명 이상 유노조 사업장 2769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단체협약 실태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위반 내용별로는 유일교섭단체(801개, 28.9%), 우선·특별채용(694개, 25.1%), 노조 운영비 원조(254개, 9.2%) 등의 순으로 잦았다.

자기 노조만을 유일한 협상대상으로 제한한다는 의미의 유일교섭단체 조항은 복수노조가 보장돼 있는 현행 노조법을 위반한다.

노조운영비는 법적 한도 내의 노조전임자 지원을 제외하고는 노조 스스로 부담해야 하며 이를 사업주로부터 원조받는 것은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올 1월 대법원은 노조 운영비 원조가 노조의 적극적 요구에 의해 반영된 결과라 하더라도 법 위반임을 분명히 했다.

'일자리 대물림'이 사회문제로 부각됐지만 장기근속자와 정년퇴직자, 업무상 재해자 자녀 등에 일종의 가산점을 주는 우선·특별채용 조항을 개선하지 않은 사업장도 적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쟁점이 된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직원의 자녀를 특별채용하도록 한 현대·기아차의 노사 단체협약도 무효라고 판시했다.

기업들은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라는 입장이지만 조사대상 4곳 중 1곳은 이러한 조항이 여전히 포함됐다.

전체 위반율을 보면 상급단체는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이 47.3%(355개), 규모별로는 300~999명 사업장이 47.0%(331개)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선 노조가 기업의 인사·경영권을 제약할 수 있는 단협 조항도 다수 확인됐다.

조사대상(2769개) 중 인사·경영권 행사 시 노조동의(또는 합의) 조항이 있는 단체협약은 368개(13.3%)로 나타났다.

'전직·전근 등 조합원 또는 노조간부의 배치전환 시 노조동의 필요'가 232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영상 이유에 대한 해고시 노조 동의 필요' 154곳, '기업 분할·합병, 양도·양수, 사업장 이전, 휴·폐업 또는 신기술 도입 시 노조 동의' 123곳 등의 순이었다.

고용부는 이 같이 법에 위배되거나 과도하게 인사·경영권을 제한하는 단체협약에 대해 우선 노사가 자율적으로 개선하도록 기회를 부여하고, 위법한 조항을 개선하지 않는 경우에는 시정명령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만약 시정명령도 따르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기권 장관은 "위법·불합리한 단체협약으로 인해 청년 구직자들의 공정한 취업기회가 박탈되고, 노사관계 질서의 훼손은 물론 대기업 정규직 부문의 이기적 행태는 노동시장의 격차 확대와 고용구조 악화를 초래하는 원인이 돼 왔다"며 "노사가 사회적 책임을 갖고 반드시 개선할 수 있도록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사·경영권에 대한 과도한 제약은 환경변화에 따른 기업의 적응력과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정규직 채용 기피와 비정규직·사내하청 확대 등 고용구조의 왜곡을 초래한다"며 "불합리한 사항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사업장 방문, 간담회 등 다양한 현장지도를 통해 노사가 자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덧붙였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