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소집된 축구대표팀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수많은 유럽파가 포함됐다.
대다수가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밀린 이들이다. 이는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이기도 하다.
이에 유럽파의 주축인 기성용(27·스완지시티)과 이청용(28·크리스털 팰리스)이 입을 열었다. 두 선수는 "지금 선수들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곧 찾아올 따뜻한 봄날을 고대하며 굵은 땀을 흘렸다.
기성용은 21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A대표팀 훈련 직후 취재진과 만나 "올해 부상이 있어서 컨디션이 안 좋다. 한 살 더 먹었다고 몸도 힘들었고, 한국도 자주 왔다갔다 하느라 더 안 좋았다"고 털어놨다.
기성용은 스완지시티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출전 시간이 줄었다. 발목 부상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선수 입장에서 반갑지 않은 일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에 기성용은 "선수들이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유럽파들이 모두 잘 대비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은 대표팀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기성용은 이청용에 비하면 나은 편이다. 이청용은 선발은 물론 출전 명단에도 좀처럼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특별한 부상이 없다는 것은 더욱 그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청용은 "훈련 때 운동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나 모두 서로에서 큰 도움을 주지도, 받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모처럼 실전 기회를 잡은 이청용은 레바논(24일), 태국(27일)으로 이어지는 A매치 2연전을 반전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많은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는 이청용은 "그래서 이번 경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큰 기대를 하고 왔다. 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안 뛰어 체력적으로는 그리 힘들지 않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기성용의 반응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대표팀에 오면 긴장을 늦추고 싶어도 늦출 수가 없다. 모두 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한다. 최종예선이 확정됐지만 화끈한 경기를 펼쳐야 할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성용은 오는 6월로 예정된 스페인, 체코와의 평가전 출전 여부에 대해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스페인전은 현지시간 6월1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리며 체코전은 4일 뒤인 6월5일 프라하에서 진행된다.
기성용은 "군사훈련을 가야 해 힘들 수도 있다. 유럽의 좋은 팀들과 꼭 경기를 하고 싶지만 여의치 않을 것 같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못 나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모처럼 찾아온 좋은 기회를 놓친다는 생각에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