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접대비로 사용한 돈이 9조3천368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보다 3천300억원 증가한 금액으로, 특히 기업들이 룸살롱·단란주점·요정 등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를 통해 사용한 돈은 지난해 1조1천819억원에 달했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홍종학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법인 접대비 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내 전체 기업(법인세 납부 기업 55만472개 업체)이 2014년 지출한 접대비는 총 9조3천368억원이었다.
작년 기업들의 접대비는 1개 기업당 연간 1천739만원에 해당하는 꼴이다. 하지만 매출 상위기업들의 접대비 지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3%로 매우 높아 대기업들의 접대비 지출은 훨씬 큰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 상위 10% 기업(5만5천47개)의 접대비는 총 5조5천790만원으로, 1개 기업당 접대비는 연 1억원을 조금 웃돈다.
매출 상위 1%에 해당하는 대기업들은 지난해 총 2조9천661억원을 접대비로 사용했으며, 1개 기업당 5억원을 접대비로 썼다. 매출이 큰 기업일수록 접대비 지출도 큰 접대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기업들이 법인카드로 룸살롱, 극장식식당, 나이트클럽, 요정,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에서 접대 등에 사용한 금액은 작년 한해 총 1조1천819억원이었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521억원 감소한 금액이지만, 2010년부터 5년간 기업들이 유흥업소에서 뿌린 돈이 총 6조원에 달했다. 기업들은 주로 룸살롱(62%)과 단란주점(17.1%)에서 법인카드를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업들이 유흥업소에서 연평균 1조3천280억원을 사용할 때 문화접대비에는 고작 48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접대비에서 문화접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0.05%밖에 되지 않았다. 유흥업소 사용금액 대비 문화접대비 비중도 0.4%로 미미했으며 1개 기업이 1년간 쓴 문화접대비는 겨우 8천719만원이었다.
홍 의원은 "전체 기업의 접대비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에 있고 지난해에는 9조3천억원에 달하는 규모"라며 "불필요하고 과다한 접대비 사용은 소비자인 국민에게 비용이 전가될 수 있다. 접대비가 낭비없이 사용되기 위해서는 접대비 실명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홍종학 의원은 기업이 접대비로 지출한 일정 이상의 금액에 대해 업무관련성을 입증하는 지출 증빙을 기록·보관하지 않으면 법인세를 계산할 때 비용처리를 해주지 않도록 하는 접대비 실명제 법안(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2013년 대표발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