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21일 제21대 국세청장으로 취임한 임환수 국세청장 체제 1년, 임 국세청장은 당시 취임사를 통해 세금을 고르게 하여 국민이 신뢰받는 세정을 구현하자는 이른바 ‘균공애민(均貢愛民)’의 세정을 강조했다.
특히 본·지방청 조직을 슬림화하고 세무서의 현장인력을 확대하겠다는 조직개편방안을 언급했고, 조세소송은 제2의 세무조사라며 송무국 조직의 강화방침을 내비쳤다.
직원들에게는 출신지역이 어디든, 출발 직급이 무엇이든, 능력과 평판에 의한 탕평인사를 하겠다며 열정을 갖고 헌신한다면 세무서에 근무해도 관리자로 승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희망 사다리’를 구축을 약속했다.
당시 임 국세청장은 의례적인 국세청 개혁을 위한 인사말이 아닌 국세청 조직개편의 시급성을 파악하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이를 위해서는 직원들의 사기진잔책을 마련하겠다는 구체적 대안이 나왔다는데 관심을 모았다.
그렇다면 과연, 1년이 지난 현재, 임환수 국세청장의 약속을 지켜졌을까? 대내외적으로 임 국세청장의 추진한 국세청 개혁을 긍정적이라는 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 일선 승진자비율 확대·파격인사 ‘희망사다리 구축’ 실현
취임직후 임 국세청장은 27년만에 비고시 출신인 김봉래 차장을 임명해 능력위주 인사 신호탄을 알린데 이어, 9월 25일자 사무관승진인사에서는 전년 204명보다 23명 늘어난 사상 227명의 사상최대 승진자가 배출됐으며, 일선 세무서근무자의 승진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희망사다리 구축을 위한 배려인사라는 평이었다.
특히 11월 실시된 서기관승진인사에서도 승진자 36명 명단에 일선세무서에서 승진자 2명이 배출됐고 지난 3월에는 국세청 최초 3급 세무서장이 탄생, 세정가는 임환수 청장의 ‘공언’이 현실이 됐다며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임 국세청장은 지난해 9월 연간 매출 1천억 원 미만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종과 경제성장 견인 산업, 일자리창출 기업에 대해 ’15년 말까지 세무조사 유예 등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기업 508만 개의 25%가 지원 대상에 해당하는 수치로 경제 활성화 노력을 세정차원에서 적극 뒷받침하기 위해 ‘중소상공인에 대한 세무간섭 배제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취임사에서 국세청은 국민이 법에 정한 세금을 성실하게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관’임을 강조한 임 국세청장은 지난해 11월부터 ‘현장문제 소통의 날’ 운영, 직원들과의 소통을 역점을 두었다.
당시 매월 셋째주 화요일에 실시되는 행사를 두고 이벤트성이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됐으나 행사당일에는 국세청 간부들이 일선을 방문 직원들의 애로점을 청취하는 한편, 납세자의 불편해소방안을 강구하면서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이다.
- 세종청사 이전, 조직개편·NTIS 개통 '업무 혁신 기대'
지난해 12월 세종시로 이전한 국세청은 조직개편과 국세청 차세대시스템 안착에 역점을 두었다.
올 1월 1일자로 단행된 조직개편은 세정환경 변화에 대응해 본연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조치였다.
조직개편은 안정적인 세입기반 구축, 일선 현장 소통 강화와 확대되는 근로장려세제(EITC) 대비 등에 중점을 두고 추진된 가운데, 지방청 세원분석국을 성실납세지원국으로 개편하고 서울청 송무국 신설, 중부청 이하 징세송무국으로 개편 등 송무조직 강화에 역점을 두었다.
또한 본·지방청 슬림화를 통한 일선 현장 인력 보강, 세무서 부가·소득세과를 개인납세1·2과로 개편, 경쟁과 활력, 전문성 강화 위한 민간 전문가 채용 확대 및 감찰담당관을 청렴세정담당관으로 변경하는 내용으로 조직개편 결과 국세청 업무전반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왔다는 평을 받고있다.
2월에는 국세청 역사상 최대 사업인 국세행정 차세대시스템이 개통됐다. 당시 접속지연 등으로 인한 불편이 야기됐지만 현재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
차세대시스템은 NTIS(엔티스)로 명명된 가운데 전자서고 시스템 구축, 우편물 자동 발송 등을 통해 내부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쉽고 빠른 홈택스 서비스 제공을 통해 납세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국세청 조직개편과 차세대 시스템의 조기 안정화로 인해 국세청 개청이래 최대업무에 직면했던 5월 국세청 종합소득세, 근로․자녀장려금, 연말정산 재정산 관련 전자신고 등을 차질 없이 마무리했다는 평이다.
- 사전적 성실신고지원, 세정패러다임 전환 '자납세수 증가세'
국세청은 올해들어 ‘사후적 성실신고 검증’에서 ‘사전적 성실신고 지원’으로 세정패러다임을 확고히 전환해 국가재정수요를 원만하게 조달하겠다는 세정기조를 밝혔다.
국민경제 활성화를 적극 뒷받침하면서 자진납부세수 극대화를 위한 성실신고 유도·지원에 주력하겠다는 구상으로 국세청은 그 결과, 상반기 자납세수가 상당 수준 증가하는 등 사전 성실신고 지원체계의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세청은 조직 개편과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 개통 등 보강된 세정역량을 기반에, 사전적성실신고 지원 강화를 통해 금년도 세입예산 210조 1천억원 달성하겠다는 장밋빛 구상이다.
하지만 세입확보와 더불어 국세청의 국민 신뢰회복은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히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임환수 국세청장은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서 “남은 기간 세수, 체납, 탈세 대응 등 본연의 업무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그 어떤 성과도 국민의 신뢰가 없다면 빛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2만여 직원 모두가 ‘내가 바로 국세청장’ 이라는 자세로 법과 절차를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강조했다.
조직과 업무체계를 대대적으로 정비한 국세청, 세입확보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의 청렴을 주문한 국세청장의 바람대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세청으로 거듭날 수 있을 지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