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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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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 싸움 부부' 협박한 택시기사 영장

지난 6월 강남 한복판에서 발생한 부부간의 벤틀리·페라리 고의 추돌사고 혐의자가 불구속 입건된 가운데 당시 현장을 목격한 택시기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최근 신청됐다. 음주 운전 고의 사고 사실을 경찰에 알리겠다며 이들 부부를 협박한 혐의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개인택시 기사 김모(45)씨에 대해 공갈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김씨는 사고 당시 연쇄추돌로 피해를 당하고 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부부싸움으로 인한 고의 사고임을 눈치채고 이를 경찰에 알리겠다며 협박해 차량 수리비 500만원 등 모두 27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월13일 오전 4시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도로에서 이모(28·여)씨가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15%의 만취 상태로 차량을 몰아 남편 박모(37)씨가 운전 중이던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이씨는 시가 3억원대 벤틀리, 남편은 시가 3억6000만원대 페라리를 타고 있었다.

이들 부부는 최초 경찰 조사에서 "일행이 따라오다가 운전미숙으로 추돌했다"며 단순 교통사고라고 주장했다. 김씨도 같은 맥락으로 진술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경찰이 목격자의 진술과 통화내역 등을 근거로 집요하게 추궁하자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던 이씨가 정차 중이던 남편의 차량을 발견하고 들이받았다는 것이다. 이씨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 흉기 등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박씨가 김씨에게 과다한 합의금을 지급한 사실을 수상히 여기고 박씨를 추궁한 끝에 김씨가 박씨를 협박한 사실을 확인, 김씨를 입건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음주 운전 고의사고 발생 시 형사처벌이 따르고 보험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벤틀리와 페라리는 모두 제3자 소유로 조사됐다. 고의성이 드러나면서 이들 부부는 3억여원에 달하는 수리비를 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박씨는 중고 수입차 매매상, 이씨는 무직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운전자들이 음주 운전자 등을 상대로 금품을 요구하는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지속적인 첩보수집 및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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